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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망토와 익명성… 금 나노 입자로 투명망토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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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망토와 익명성… 금 나노 입자로 투명망토 만들어

2006.02.15 13:53
폭풍우 치는 어느 추운 겨울밤, 영국의 한 시골여관에 수상쩍은 남자가 도착한다. 당시로서는 겨울에 혼자 여행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남자의 얼굴이 온통 붕대로 감겨 있는 건 더욱 기이하다. 음산한 분위기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1897년에 발표된 영국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대표작 ‘투명인간’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마시기만 하면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 약물을 발명하여 시골 마을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이 소설은 1933년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이후에도 투명인간은 육체적 한계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상상을 자극하며 인기 소재로 사용되곤 했다. 이처럼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투명인간에 대한 관심이 요즘 인터넷 속에서도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 1일 오후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은 다름 아닌 ‘투명망토’였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러시아의 한 대학교수가 투명망토를 발명하여 특허를 냈다는 외신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 뉴스의 주인공은 러시아 율라노브스크 주립대의 올레그 가돔스키 교수로서, 금의 나노 입자를 하나의 얇은 층으로 만들어 펼쳐 투명망토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망토를 입을 경우 빛의 복사가 왜곡되어 마치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는데,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나 사진정보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사실 투명망토가 발명되었다는 소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첨단기술전시회인 ‘넥스트페스트’에 일본 과학자가 개발한 투명망토가 출품됐다. 도쿄대 다치 스스무 교수팀이 개발한 이 투명망토는 해리포터의 것처럼 감쪽같이 몸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이용한 시각위장기술이었다. 즉, 스크린처럼 작용하는 역반사 물질 소재의 망토에 카메라가 잡은 뒷배경 영상이 정확히 제 위치에 투사됨으로써 마치 망토를 입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럼 이 같은 착시현상을 유발하지 않고 빛의 반사를 없애는 과학적 현상을 이용하여 투명망토를 만들 수는 없을까? 작년 초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던 미국 과학체험관 엑스플로러토리움 한국전시회에서는 빛의 굴절과 반사를 이용하여 유리막대가 사라지게 하는 장치가 전시되었다. 유리로 된 막대와 렌즈를 어떤 액체가 담긴 수조 안에 넣으면 액체 속의 물체가 보이지 않게 되는 것. 그 막대는 파이렉스라는 유리로 만들었는데 수조 안에 담긴 액체와 파이렉스는 빛이 굴절되는 정도가 같다. 즉, 빛이 액체 안에서 나아가는 속도와 파이렉스 막대 안에서 나아가는 속도가 같으므로 빛이 굴절되거나 반사되지 않아 막대를 볼 수 없게 된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진짜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다. 공기 중에서 빛이 통과하는 속도와 같은 물질을 개발하면 굴절되거나 반사되지 않아 망토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망토가 만들어진다고 가정해도 자신의 몸까지 보이지 않게 할 수는 없다. 망토 자체만 없는 것처럼 느껴질 뿐 망토 안의 사람은 여전히 보이게 된다. 그런 점에서 투명인간이 지니는 과학적 허점도 빼놓을 수 없다. 신체의 모든 부분이 공기처럼 투명해지면 눈의 수정체도 투명해지게 된다. 그러면 눈으로 들어온 빛은 망막에 상을 맺지 못하고 그대로 통과해 버려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투명인간은 본인 스스로도 다른 물체를 볼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투명인간을 가끔 꿈꾼다. 가면을 쓰는 것처럼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싶은 것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투명인간이 되었을 때 상상할 수 있는 모습은 긍정적인 면을 지닌 게 별로 없다. 남의 비밀 얘기를 엿듣는 상상, 백화점에 가서 맘에 드는 물건을 훔치는 상상, 공동 목욕탕에 몰래 들어가는 상상 등등……. 사회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을 숨길 수 있을 때 무책임해지고, 이기적이 되고, 공격성이 높아지며 법이나 규범도 지키지 않게 된다고 한다. 소설이나 영화 속의 투명인간이 모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임수경 씨의 아들 사망기사에 악플(악의적인 댓글)을 달아 검찰에 소환되었던 이들의 대다수가 중년의 점잖은 층이었다고 한다. 그들이 그처럼 돌변한 것도 투명인간처럼 보이지 않는 인터넷이란 익명성 탓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출처 : 사이언스타임즈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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