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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별도 당겨 보자,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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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별도 당겨 보자, 망원경!

2011.05.15 00:00
“아빠, 이렇게 하니까 멀리 있는 교회 탑이 크게 보여요!” 1608년 어느 날, 네덜란드의 한 안경점 작업실에서 아이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안경점의 주인인 한스 리페르세이의 아들이었죠. 아이가 렌즈 두 개를 가지고 놀다가 우연히 겹치는 순간, 멀리 있는 물체가 크게 보였답니다. 한스는 이 현상을 이용해 재미있는 도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금속이나 나무로 만든 통 속에 유리를 갈아서 만든 볼록렌즈와 오목렌즈를 끼워 최초의 망원경을 만들었습니다. 리페르세이는 네덜란드 정부에 이 도구의 특허권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비슷한 발명품이 속속 등장해 특허를 받는 데는 실패했죠. 대신 네덜란드 정부는 이 기술을 비싼 값에 사서 군사용으로 활용했습니다. 리페르세이는 망원경을 이용해 오페라를 관람할 수 있는 쌍안경을 만들었고요. 그런데 망원경을 제대로 이용한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입니다. 그는 망원경의 원리를 연구해 직접 망원경을 만들고, 우주를 올려다보았습니다. 망원경으로 본 달의 표면은 울퉁불퉁했고, 목성에도 위성이 있었습니다. 갈릴레이의 망원경은 결국 ‘지구가 돈다’는 걸 알려주는 위대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렌즈 두 개를 겹쳤을 뿐인데 멀리 있는 물체가 크게 보이다니! 여기에는 어떤 원리가 숨어 있는 것일까요? 우리가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빛이 있기 때문인데요. 망원경은 빛을 렌즈를 이용해 모은 뒤 우리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빛이 렌즈를 통과하면서 한 번 꺾인 뒤 한 점(초점)으로 모이는데요. 망원경은 이 원리를 이용해 멀리 있는 물체를 크게 보여줍니다. 이처럼 렌즈를 이용한 망원경을 ‘굴절망원경’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물체를 향하는 렌즈(대물렌즈)와 눈에 가까운 쪽에 있는 렌즈(접안렌즈)로 이뤄집니다. 대물렌즈는 빛을 한 점에 모아 물체의 상을 맺히게 하고, 접안렌즈는 이 빛을 확대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죠. 다시 말해 대물렌즈를 통해 모아진 빛이 접안렌즈를 통해 확대돼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대물렌즈로는 주로 볼록렌즈가 이용되고, 접안렌즈는 오목렌즈나 볼록렌즈 둘 다 이용합니다. 리페르세이와 갈릴레이의 망원경은 접안렌즈로 오목렌즈를 사용하는데요. 이런 종류의 망원경을 ‘갈릴레이식 망원경’이라 합니다. 이 망원경은 상을 똑바로 볼 수 있지만 물체를 많이 확대할 수 없고 시야도 좁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611년 독일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는 접안렌즈를 볼록렌즈로 바꿉니다. 이렇게 하면 ‘갈릴레이식 망원경’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물체의 모습이 거꾸로 보이는 단점이 있지만 오늘날에는 대부분 ‘케플러식 망원경’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우주나 별을 관측할 때는 거꾸로 보이는 것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데다 넓은 영역을 보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굴절망원경’은 ‘색수차’ 때문에 상이 번져서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빛은 여러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 각 색깔마다 파장이 다릅니다. 따라서 빛이 렌즈를 통과할 때 색깔별로 조금씩 다르게 꺾일 수 있고, 이 때문에 선명한 상을 얻을 수 없는 것이죠.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반사망원경’입니다. 대물렌즈 대신 오목거울을 이용해 반사된 빛을 모으는 거죠. 반사된 빛은 다시 작은 거울에 반사돼 접안렌즈로 갑니다. 접안렌즈는 빛을 확대해 우리 눈에 보여주고요. ‘반사망원경’은 ‘굴절망원경’보다 깨끗한 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반사망원경’은 뉴턴이 만든 망원경입니다. 최근에는 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을 혼합한 ‘반사-굴절식 망원경’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망원경은 계속 발전해 여러 곳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망 좋은 곳에 가면 망원경이 설치돼 멀리 있는 경치를 보여주고, 천문대에도 별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준비돼 있죠. 지구뿐 아니라 우주에도 망원경이 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 불리는 ‘허블우주망원경’입니다. 1990년 4월 우주에 띄워진 ‘허블우주망원경’은 ‘반사망원경’입니다. 큰 거울(반사경)의 지름이 2.4m에 이르고, 무게도 12.2톤이나 되는 거대한 크기입니다. 이 망원경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상 569km 높이에서 초속 8km로 돌며 우주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본 선명한 우주의 모습은 대부분 ‘허블우주망원경’이 찍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5번의 수리를 거쳐 멋지게 활약한 ‘허블우주망원경’의 모습은 최근 개봉한 영화 ‘허블 3D’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망원경은 2014년 정도면 임무를 종료할 예정입니다. 뒤를 이어 우주에 올라갈 망원경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인데요. ‘허블우주망원경’보다 약 3개 정도 큰 반사경(지름 6.5m)를 가지고 100배 강한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더 강해진 우주망원경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답니다. 렌즈 두 개를 겹쳐 보고 알아낸 작은 발견은 인간의 눈을 우주까지 확대시켰습니다.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의 정체를 알게 됐고, 지구와 달의 모습도 제대로 보게 됐습니다. 작은 원리나 발견도 조금만 달리 보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망원경의 렌즈를 맨 처음 우주로 돌린 갈릴레이처럼 말이에요!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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