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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도 ‘안티에이징’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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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도 ‘안티에이징’ 해요

2012.07.23 00:00
달콤하고 부드러운 과육은 물론 향긋한 냄새까지 일품인 복숭아. 제 철인 6~8월이면 과일가게 진열대를 장식해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맛있게 보인다고 해서 한번에 많은 복숭아를 사두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이렇게 잔뜩 복숭아를 사놓으면 금새 무르고 쉽게 썩어버린다. 실온보다 훨씬 낮은 5~8℃에서 보관해도 썩거나 물러져 장기간 유통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복숭아 저장과 유통 과정에서 복숭아에서 나오는 ‘성숙·노화 호르몬’이라고 하는 에틸렌을 흡수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에틸렌 흡착제’를 활용한 결과 복숭아 신신도가 훨씬 오랫동안 유지됐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복숭아를 장거리 운송이 필수적인 더 많은 나라로 수출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틸렌은 식물호르몬의 일종으로 수확한 과일의 생리변화를 통해 익게 만들고, 잎사귀 야채를 누렇게 만드는 등 식물의 성숙과 노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덜 익은 바나나나 감귤을 그대로 두면 익도록 만들어 맛을 달짝지근하게 만들지만, 복숭아나 사과처럼 다 익은 과일을 수확해 저장하고 옮길 때는 방해가 된다. 복숭아가 쉽게 물러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과나 배 같은 다른 과일은 수확 후 내부에서 에틸렌이 만들어지지 못하도록 ‘에틸렌 억제제(1-MCP)’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털이 있는 복숭아인 백도나 황도 등에서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 조미애 농진청 과수과 연구사는 “사과나 배 등에서는 1-MCP가 효과적이지만, 털 있는 복숭아의 경우 효과가 적다”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복숭아에 있는 털이 에틸렌 억제제를 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 과수과는 에틸렌 억제제 대신 ‘복숭아 주변의 에틸렌 농도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과망간산칼륨(KMnO₄)과 제올라이트를 혼합해 만든 ‘에틸렌 흡착제’를 이용해 실험했다. 과망간산칼륨은 에틸렌의 이중결합을 깨뜨려 산화시키고, 제올라이트는 내부에 있는 수많은 구멍 덕분에 강력한 흡수·흡착 능력이 있다. 연구팀은 우선 수확한 복숭아 5kg을 2% 유공 폴리에틸렌(식물 호흡을 위해 쓰는 구멍 난 폴리에틸렌) 0.03mm 필름으로 속포장하고, 내부에 에틸렌 흡착제를 5g씩 2곳에 넣었다. 그 결과 20℃에서 6일간 저장한 ‘천중도백도’는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복숭아에 비해 1.7매 더 단단했다. 12일이 지나자 복숭아의 부패율은 31%로,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복숭아(45%)보다 낮았다. 5℃에서 보관한 ‘장호원황도’도 에틸렌 흡착제를 넣자 단단함이 오랫동안 유지됐고, 저장 28일째 부패율도 23%로 에틸렌 흡착제로 처리하지 않은 것(40%)보다 17% 줄었다. 조미애 연구사는 “에틸렌 흡착제는 복숭아가 물러지는 속도를 늦춰 단단함을 오래 유지시키고 부패 발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걸 보여 준다”며 “에틸렌 흡착제는 상자 내부에 쉽게 넣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복숭아 저장과 유통 시 활용하면 유통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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