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화장실 물’도 걸러 마신다

통합검색

‘화장실 물’도 걸러 마신다

2008.01.04 09:36
“화장실 오수를 포함한 각종 폐수를 정화해 식수로 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가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하수처리 공장을 25일부터 공식적으로 가동한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위생 당국의 식수 적합 여부 판정만 통과하면 앞으로 매일 약 2억6500만 L의 정화된 식수가 오렌지 카운티 내 주택의 수도꼭지를 통해 쏟아져 나오게 된다. 정화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두 배 가까이 처리 용량이 늘어난다. 4년간 4억9000만 달러(약 4600억 원)를 투입해 조성한 정화시설은 약 8만1000m² 넓이로 각종 파이프와 여과기 탱크가 가득 차 있다. “정화를 해 봐야 얼마나 하겠느냐”는 의구심에 대해 오렌지 카운티 위생당국 관리들은 “마지막 정화 단계를 거친 물은 증류수만큼 깨끗하다”고 답했다. 정화시설에서는 1차로 하수에서 액체 성분만 추출해 정화 작업을 한다. 물은 구멍 크기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3에 불과한 미세 필터 2억7000만 개를 통과한 뒤 각종 화학약품 처리와 자외선 살균 과정을 거친다. 이 단계에서도 식수로 쓸 수 있지만 새 하수처리 공장의 특징은 추가 절차에 있다. 1년여의 자연적인 정화 과정을 보탠 것. 1차 정화된 물은 삼투성 지층인 지하 300m 구간의 대수층(帶水層)에서 1년간 지하수와 섞여 여과된 뒤 염소 소독과정을 거쳐 각 가정으로 공급된다. 정화된 물의 가격은 북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공급되는 물보다는 비싸지만 생수와 비교하면 절반 가격에도 못 미친다. 이 물은 캘리포니아 서부 해안과 오렌지 카운티 북부의 230만 주민에게 공급된다. 오렌지 카운티의 이 같은 실험은 콜로라도 강과 삼각주 지역의 물이 고갈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따라서 이번 실험이 성공하면 지역 내 물 부족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화된 물을 바라볼 주민들의 인식. 10여 년 전에도 로스앤젤레스가 샌 페르난도 밸리에 비슷한 정화시설을 설치했지만 이른바 ‘화장실 물’이라는 혐오감 때문에 2000년 공장 문을 닫아야 했다. 이번 경우에는 1년간의 자연 여과과정이 포함되는 데다 정화시설 견학 등 마케팅 캠페인이 활발하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샌디에이고, 새너제이, 텍사스, 플로리다 주는 물론이고 호주와 싱가포르에서도 이와 비슷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오수를 생수로’ 바꾸는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큰그림 보러가기

태그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이 기사어떠셨어요?

댓글 0

7 + 6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