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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망자 사인 과학적으로 밝히려면 부검 필요한데…국내 감염병 부검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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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망자 사인 과학적으로 밝히려면 부검 필요한데…국내 감염병 부검의 '0'

2020.03.11 17:18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각 장기와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면 사망한 감염자의 시신을 부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의 가장 흔한 증상은 고열과 기침, 인후통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중증인 경우 폐렴이나 폐 손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부 임상 사례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들이 간이나 비장, 신장 등 다른 장기가 손상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까지 침입해 뇌수막염이나 뇌병변을 일으킨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실제로 폐 이외의 장기와 신경계를 손상시키는지, 그렇다면 어떤 작용 원리로 악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각 장기와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면 사망한 감염자의 시신을 부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 우한 화중과학기술대 연구팀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를 부검한 결과, 그간 알려져 있던 폐 섬유화보다는 폐 조직 손상으로 인한 점액이 새는 증상(삼출성 병변)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중국법의학저널' 2월호에 발표했다.

 

이전에는 코로나19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비슷하므로 사스처럼 폐 섬유화를 주로 일으킬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논문을 둘러싼 다양한 의혹과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를 명확히 확인하려면 직접 부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를 부검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 감염병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우려 때문에 사망 후 화장이 이뤄진다. 국내 코로나19로 인한 세 번째 사망인 40대 남성의 경우 기저질환이 있었지만 건강상태가 나쁘지 않았는데, 부검을 하지 않아 직접적인 사망 원인을 밝히지 못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사망자에 대한 부검이 필요하다고 인식하지만, 국내 정서상 부검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검이 필요하다"면서도 "가족 동의 등을 구하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아직 국내에서 부검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코로나19처럼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확산하지 않도록 대응하려면 부검을 통해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했는지 알기 위해 부검 없이는 뇌척수액을 검사하는 정도지만, 부검을 하면 전자현미경 등으로 바이러스 입자가 있는지 확인하거나 뇌 조직을 분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를 부검하더라도 바이러스가 미친 영향을 정확히 알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는 감염병 부검 전문의가 없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과학수사 분야 등에서 부검을 하는 전문의가 할 수도 있겠지만 감염병 병리는 특수한 분야이므로 관련 공부를 하고 경험 있는 전문가가 부검을 해야 한다"며 "질병관리본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감염병 병리 전문의를 키워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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