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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어쩌다 효과없다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 재개했나…엉터리 자료 썼다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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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어쩌다 효과없다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 재개했나…엉터리 자료 썼다 '낭패'

2020.06.04 18:07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연합뉴스 제공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연합뉴스 제공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후보 치료제인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임상실험을 재개한다. 앞서 WHO는 지난달 25일 안정성을 이유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임상 실험을 잠정 중단했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 효능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연구들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이런 이유로 WHO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임상시험을 재개한 이유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보고된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자료안전감시위원회의 구성원들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관련) 실험 계획서를 수정할 이유가 없다고 권고했다”며 임상실험 재개를 선언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1930년대 개발된 말라리아 치료제다. 지난 3월 WHO가 발간한 ‘연구개발(R&D) 블루프린트’에서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언급되며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이 약물이 코로나19 대응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적극 추천해왔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실제 치료에서 효과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위험하다는 연구를 잇따라 내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미국 뉴욕주립대 공중보건대 교수 연구팀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을 각각 또는 함께 사용하는 치료법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치명률을 낮추는데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결과를 미국의사협회지(JAMA) 지난달 11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WHO도 지난달 25일 안정성을 이유로 하이드로클로로퀸의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영국 의학학술지 ‘랜싯’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연구 결과가 결정적인 판단 근거로 활용됐다. 랜싯은 전세계 671개 병원에 입원한 9만6000여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한 결과 사망 위험도가 34% 증가했다고 전했다. 심장 부정맥 위험도 137%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WHO가 근거로 활용한 랜싯 논문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랜싯에 발표된 연구내용은 미국 의료조사업체인 서지스피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가디언은 "비전문가가 연구에 참여했으며 윤리적 감시도 부족했다"며 "무엇보다도 관련 데이터에 오류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연구에서는 서지스피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 4월 21일 호주에서 600명의 환자와 7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존스홉킨스대 시스템과학공학센터가 운영하는 코로나19 통계에 따르면 당시 발생한 호주 내 사망자는 67명이다. 4월 23일까지도 73명으로 늘지 않았다. 터키에서 발생한 환자 데이터의 경우 경우 3월 15일까지 346명이 환자가 포함됐다고 밝혔지만 당시 정부의 공식 발표로는 1명의 환자만 발생했다. 

 

서지스피어의 직원 숫자와 전문성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전 세계 1200개 병원에 대한 정보 수집해 분석하는 곳이지만 직원이 6명 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과학이나 통계 관련 전문가가 아닌, 기업 인수나 홍보 등의 경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랜싯 편집자인 리차드 호튼은 "서지스피어가 수집한 데이터의 신뢰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중대한 과학적 의문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무용성을 언급하는 연구결과들도 최근에도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데이비드 바울웨어 미국 미네소타대 의대 감염학과 교수팀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3일자에 발표했다. 코로나19 환자 821명을 대상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를 조사한 결과, 오히려 가짜약(위약)을 복용한 환자의 발병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군의 코로나19 발병률은 11.8%, 가짜약 복용군의 발병률은 14.3%로 확인됐다. 바울웨어 교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받은 집단에서 메스꺼움이나 설사 같은 가벼운 부작용이 좀 더 많이 보고됐다”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19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WHO의 임상 재개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을 둘러싼 논란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과 랜싯과 별도로 여전히 이 약물의 유용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진은 지난달 3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코로나19 환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하면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심장에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균일하지 않은데 코로나19 자체가 심장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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