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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떫은 맛’ 구분하는 ‘전자 소믈리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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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떫은 맛’ 구분하는 ‘전자 소믈리에’ 나왔다

2020.06.08 14:28
UNIST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혀 개요. UNIST 제공.
UNIST 연구진이 개발한 전자 혀 개요. UNIST 제공.

사람마다 느끼는 ‘맛’은 제각각이다. 그러나 식품이나 의약품을 개발할 때는 맛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국내 연구진이 맛을 ‘객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 혀’를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고현협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미세한 구멍이 많은 고분자 젤’을 이용해 떫은 맛을 감지하는 전자 혀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떪은 맛을 정량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식품이나 주류 개발, 과수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와인이나 덜 익은 과일을 먹으면 입안이 텁텁해지는 떫은 맛을 느낄 수 있다. 탄닌과 같은 ‘떫은 맛’을 내는 분자가 혀 점막 단백질과 결합하면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점막을 자극하고 이를 떫은 맛으로 인식한다. 

 

반면 단 맛이나 짠 맛은 혀 돌기 속의 맛 감지세포가 맛을 감지한다. 단 맛이나 짠 맛 등 5가지 맛은 혀의 미각 기관을 통해 느끼지만 떫은 맛은 매운 맛처럼 점막을 자극하는 압력을 통해 느낀다. 인위적으로 떫은 맛을 감지하려면 이미 개발된 전자 혀와 다른 원리로 작동하는 전자 혀 개발이 필요하다. 

 

고현협 교수 연구팀은 떫은 맛 분자와 결합하면 ‘소수성 응집체’가 만들어지는 이온전도성 수화젤을 이용해 전자 혀를 개발했다. 혀 점막에서 일어나는 떫은 맛 감지 원리를 모방한 것이다. 소수성 응집체는 물에 잘 섞이지 않는 물질을 말한다. 수화젤은 수용성 고분자가 물리적 또는 화학적 결합에 의해 3차원 그물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물질로 용해되지 않고 상당량의 물을 함유할 수 있는 친수성이 높다. 

 

연구팀이 개발한 고분자 수화젤은 혀 점막 단백질 역할을 하는 ‘뮤신’과 염화리튬 이온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세한 구멍이 매우 많다. 뮤신이 떫은 맛 분자와 결합하면 미세 구멍 속에 ‘소수성 응집체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염화리튬이온의 전도성을 변화시켜 떫은 맛을 전기 신호로 검출할 수 있는 원리다. 

 

연구팀은 개발한 전자 혀로 와인, 덜 익은 감, 홍차 등 떫은 맛을 감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자 혀는 다양한 와인의 떫은 맛 정도를 정량적으로 감지했다. 센서에 접촉하는 즉시 떫은 맛 정도가 분석됐으며 검출할 수 있는 떫은 맛 범위도 넓었다. 감지할 수 있는 최소 농도가 2마이크로몰(100만분의 2몰)에 달했다. 몰 농도는 용액에 포함된 용질의 질량 비율을 나타내는 농도와 달리 1리터 용액에서 용질의 몰을 말한다. 

 

고현협 교수는 “저렴하고 유연한 재료를 이용해 떫은 맛을 감지하는 전자 혀를 개발했다”며 “제작이 간편해 식품, 주류,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드 어드밴시스’ 6월 6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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