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빌 게이츠도 주목한 혁신 의료기기 기업, 한국인 연구자가 주축

통합검색

빌 게이츠도 주목한 혁신 의료기기 기업, 한국인 연구자가 주축

2020.08.24 06:00
센서기업 '사이벨' 아시아 법인 설립하고 국내 본격 진출
미국 노스웨스턴대 출신 한국인 공학자가 미국에 설립한 의료기기 기업 ′사이벨′이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등의 투자를 받으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이벨은 최근 한국에 아시아법인 사이벨 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왼쪽부터 사이벨 공동창업자인 이종윤 사이벨인터내셔널 이사와  정하욱 대표, 미국 노스웨스턴대 존 로저스 교수와 앤서니 뱅크스 연구원이다. 노스웨스턴대 제공
미국 노스웨스턴대 출신 한국인 공학자가 미국에 설립한 의료기기 기업 '사이벨'이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등의 투자를 받으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이벨은 최근 한국에 아시아법인 사이벨 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왼쪽부터 사이벨 공동창업자인 이종윤 사이벨인터내셔널 이사와 정하욱 대표, 미국 노스웨스턴대 존 로저스 교수와 앤서니 뱅크스 연구원이다. 노스웨스턴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의료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젊은 한국 공학자들이 주축으로 설립한 의료기술 스타트업 '사이벨'이 국내 시장 개척에 나선다. 작고 부드러운 무선 센서로 신생아부터 코로나19 환자까지 건강 상태를 획기적으로 저렴한 비용만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내세웠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한국인 공학자와 미국인 지도교수, 의사가 주도해 설립한 스타트업 ‘사이벨’은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서울바이오허브에 아시아법인 ‘사이벨 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이벨 공동창업자이자 사이벨 인터내셔널 대표인 정하욱 대표는 e메일 인터뷰에서 “사이벨의 센서 기술은 1950년대 중반부터 사용되던 선이 줄줄 달린 병원 장비를 가장 직관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줄 대안”이라며 “의료 환경의 변화로 의료인의 노고를 덜어주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국내 의료 선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계가 극찬한 기술...신생아 검진은 물론 코로나19 감시에도 활용

 

사이벨은 2018년 미국에서 설립된 대학 스핀오프 기업이다. 노스웨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 대표와 이종윤 연구원, 지도교수 존 로저스 교수와 피부과 전문의 스티브 수 연구원이 공동으로 창업했다. 이들은 실리콘 소재의 부드럽고 잘 휘어지는 패치를 이용해 체온과 심장박동수, 호흡수, 혈압, 혈중산소포화도 등 핵심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무선 센서를 개발해 2019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발표 당시 순수과학과 공학의 발견을 주로 다루는 국제학술지에 응용기술이 게재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과 함께 큰 화제가 됐다. 사이언스는 당시 신생아 전문가의 별도 기고까지 실으며 “의료 모니터링 분야의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고 평했다. 올해 7월 1일에는 네이처가 다국적 제약사 머크와 공동으로 신설한 ‘스핀오프상’의 첫해 최종 수상기업 4곳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사이벨이 개발한 무선 센서는 광센서와 전극, 근거리무선통신(블루투스) 안테나, 두께 0.005mm의 구리 도선 등을 집적해 만든 패치로 어른 손가락 두 마디 크기다. 가슴과 발바닥에 각각 붙여 데이터를 수집한 뒤 거추장스러운 전선 없이 무선으로 외부 모니터링 장비에 전송한다. 결과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고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할 수도 있다. 사이벨의 무선 센서는 가장 세심하게 관찰해야 할 존재인 조기 출산 신생아 검진부터 수면 장애 모니터링, 코로나19 감시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사이벨이 개발한 건강 모니터링용 센서를 신생아에 착용한 모습이다. 가슴과 발에 각각 센서를 부착해 체온과 심장박동, 체온, 혈압 등을 측정한다. 측정 데이터는 무선으로 전송돼 거추장스러운 선이 필요없다. 신생아 피부에도 적용 가능한 소재를 갖췄다. 저소득 국가의 영아사망률을 낮출 기술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이벨 제공
사이벨이 개발한 건강 모니터링용 센서를 신생아에 착용한 모습이다. 가슴과 발에 각각 센서를 부착해 체온과 심장박동, 체온, 혈압 등을 측정한다. 측정 데이터는 무선으로 전송돼 거추장스러운 선이 필요없다. 신생아 피부에도 적용 가능한 소재를 갖췄다. 저소득 국가의 영아사망률을 낮출 기술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이벨 제공

특히 복잡하고 비싼 의료 장비 없이 간단한 센서와 스마트폰 , 노트북만 있으면 환자의 건강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로저스 교수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하루 60달러(약 7만2000원) 수준인 건강상태 모니터링 비용을 600분의 1인 0.1달러(약 120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연약한 어린이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미세한 홈이 있는 특수 구조를 채택해 잘 붙고 떨어지게 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김종원 사이벨 인터내셔널 이사는 “현재 발과 가슴에 부착하는 센서 2종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 절차를 마치고 하반기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단계”라며 “개발 이후 센서를 뒷받침할 무선전송기술 등 시스템을 보완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추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투자유치로 대규모 임상..."코로나 시대 의료혁신 이끌 것"

 

국제 과학계의 극찬을 받은 사이벨은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과 독일 드레가 사로부터 1000만달러(약 12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복잡하고 비싼 장비가 없어도 중저소득 국가의 신생아 및 영아사망률을 낮추는 인도적인 기술 대안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사이벨은  대규모 투자를 토대로 잠비아와 가나 등 의료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 국가의 임산부와 신생아 1만5000명을 대상으로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사이벨이 개발한 코로나19 모니터링용 센서의 모습이다. 가슴과 손끝에 각각 센서를 부착해 코로나19 대표증상인 기침과 호흡 이상 등을 측정한다. 측정 데이터는 무선으로 전송돼 거추장스러운 선이 필요없다. 사이벨 제공
사이벨이 개발한 코로나19 모니터링용 센서의 모습이다. 가슴과 손끝에 각각 센서를 부착해 코로나19 대표증상인 기침과 호흡 이상 등을 측정한다. 측정 데이터는 무선으로 전송돼 거추장스러운 선이 필요없다. 사이벨 제공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의 주요 증상을 감시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사이벨 공동창업자인 이종윤 사이벨 인터내셔널 이사는 “가장 연약하고 섬세한 존재인 신생아 중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다는 것은 다른 어떤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수면장애 환자나 임산부 모니터링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을 사전에 감시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흡기 감염병의 경우 평소 호흡이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발생하는 소리를 모니니터링하고 이상 증세를 보이면 이를 알리는 방식이다. 현재 노스웨스턴대 병원과 실제 코로나19 환자 모니터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사이벨은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해 직원 34명의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인 직원은 3분의 1이 넘는 13명으로 모두 엔지니어다. 정 대표는 “사이벨의 목표는 고도로 선진화된 무선센서 기술을 통해 값비싼 병원 장비 없이도 신생아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환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의료환경을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가능케 한 기술을 한국 과학자들이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7 + 5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