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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환자 이어 '숨은 전파자' 어린이 환자 비율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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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환자 이어 '숨은 전파자' 어린이 환자 비율 늘고 있다

2020.09.01 19:00
감염원 파악 어려운 환자 4분의 1 육박...코로나19 각종 지표 악화 "주의 필요"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최근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동시에 고령 환자 비율도 크게 늘었다. 한편 어린이 환자의 비율도 서서히 늘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최근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동시에 고령 환자 비율도 크게 늘었다. 한편 어린이 환자의 비율도 서서히 늘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국내 누적 환자수가 1일 2만 명을 넘은 가운데, 방역의 성패를 좌우할 각종 지표가 악화하고 있어 방역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이날 처음으로 위중 환자 및 중증환자의 수가 세 자릿수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중증 이상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전국의 병상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감염 경로 파악이 지연되거나 어려운 환자 비율은 24%를 넘었다.

 

중증 이상 환자 전환 비율과 치명률이 높은 고연령 환자가 비중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한편, 수는 적지만 무증상 상태에서 전파 가능성이 제기된 어린이 환자의 비율도 한 달 전에 비해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중증환자 폭증, 고령환자 증가 계속돼…감염원 모르는 환자 비율도 24%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위중환자와 중증환자의 수는 104명으로 늘었다. 이는 하루 전의 79명에 비해 31% 증가한 수다. 위중환자는 기계식 인공호흡이 필요한 가장 위급한 환자이고 중증환자는 산소공급이 필요한 환자다. 위중 및 중증환자 수는 12일 전인 지난달 20일만 해도 12명이었지만, 이후 8.7배로 급격히 증가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주 주말까지 중증 이상 환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중증 이상 환자 증가로 당장 치료병상이 동나고 있다. 현재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수도권에 9개, 전국 43개로 나타났다. 중증환자가 생겨도 병원에 즉시 입원하지 못한 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며칠 내로 닥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 사그라들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증 이상 환자 다수는 고연령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1일의 중증 및 위중환자도 82%가 60대 이상 고령 환자다. 

 

여러 국가의 연령별 치명률 데이터를 정리한 ′네이처′의 그래프다. 공통적으로 고령자일수록 치명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처 기사 캡쳐
여러 국가의 연령별 치명률 데이터를 정리한 '네이처'의 그래프다. 공통적으로 고령자일수록 치명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처 기사 캡쳐

고령환자는 치명률도 높다. 지난달 28일 ‘네이처’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치명률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나이다(위 그래프). 영국의 코로나19 치명률 데이터를 보면 70대 중반 이후 환자는 10명 중 한 명 이상인 11.6%가 사망한다. 이는 45~64세의 0.5%나 44세 미만의 0.03%에 비하면 수십~수백 배 높은 치명률이다. 한국도 비슷해서,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0세 이상의 치명률은 20.5%, 70대의 치명률은 6.5%, 60대의 치명률은 1.4%에 이른다. 반면 40대 미만에서 치명률은 0.1% 밑으로 떨어진다.


신규 환자의 고령화도 두드러진다. 1일 발생한 신규환자 235명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50대(19.6%)와 60대(19.2%), 70대(12.8%)다. 여기에 80대 이상(4.3%)를 더하면 55.8%다. 가장 주의해야 할 연령대가 절반을 넘는 것이다. 이는 지난달 14일의 38.9%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감염 경로 파악이 지연되고 있거나 파악 자체가 어려운 환자의 비중은 거의 4명에 1명꼴로 높아졌다. 지난달 19일 0시부터 1일 0시까지 확인된 4421명의 환자 가운데 이 같은 ‘감염경로 조사중’ 환자 비율은 24.3%로 나타났다(아래 그래프). 이는 하루 전의 22.7%에서 다시 1.6%p 높아진 수치다. 감염경로를 쉽게 알 수 없는 환자가 많다는 사실은 지역 내 조용한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공개한 감염원 조사 결과다. 회색으로 표시된 ′조사중′은 아직 감염원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다. 24%가 넘어 사실상 네 명 중 한 명은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사회 전파가 조용히 진행중이라는 신호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공개한 감염원 조사 결과다. 회색으로 표시된 '조사중'은 아직 감염원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다. 24%가 넘어 사실상 네 명 중 한 명은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사회 전파가 조용히 진행중이라는 신호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어린이 환자 증가도 주의할 부분…지역사회 숨은 전파자 되지 않아야


0~9세의 어린이 환자 비중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주의할 점이다. 아직 30명 정도의 환자만 발생하던 한 달 전(지난달 2일)만 해도 누적 환자 중 0~9세의 비율은 1.7%였고, 지난달 14일에도 1.8%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1일 0~9세 누적 환자의 비율은 2.26%까지 높아졌다(아래 표). 인구 10만 명 당 발생률로 비교하면 지난달 2일 6명에서 이달 1일 11명으로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 10~19세 청소년의 누적 환자 비율도 5.4%에서 5.8%로 소폭 늘었다. 이들의 인구 10만 명 당 발생률은 지난달 2일 15.8명에서 1일 23.5명으로 49% 늘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치명률은 국내에서는 아직 0%이고 전세계적으로도 낮다. 하지만 환자 수가 늘면 장담하기 힘들다.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개학 등의 여파로 5월 말 이후 환자수가 7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전체 환자 증가세(2.7배)의 세 배 가까운 가파른 증가세다. 이에 따라 입원 환자 증가율도 세 배로 높아졌고, 사망자 수 증가율도 2배 높아졌다. 어린이라고 무조건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8월 2일(위)와 9월 1일(아래) 연령별 신규 환자 및 누적환자 수와 비율을 정리한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표다. 0~9세 어린이와 10~19세 청소년의 누적 비율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8월 2일(위)와 9월 1일(아래) 연령별 신규 환자 및 누적환자 수와 비율을 정리한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표다. 0~9세 어린이와 10~19세 청소년의 누적 비율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더구나 증상이 적고 중증환자 발생이 적은 어린이는 지역사회 전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숀 오리어리 미국소아과협회 부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역사회 감염의 상당수는 어린이 감염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현 가톨릭대 교수와 최은화 서울대병원 교수팀 등 국내 연구진도 지난달 28일 어린이들이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매우 경미한 증상을 겪었지만 바이러스 체내 검출은 오랜 시간 이뤄졌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의사협회지(JAMA) 소아과학’에 발표했다. 로베르타 드비아시 미국 워싱턴 어린이국립병원 교수는 JAMA 소아과학에 발표한 논평에서 “무증상 아이들이 오랫동안 바이러스를 흘리며 잠재적인 전파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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