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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괴질' 다기관염증증후군, 가와사키병·코로나19와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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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괴질' 다기관염증증후군, 가와사키병·코로나19와 전혀 다르다

2020.09.08 13:35
유럽 연구팀 첫 정밀 분석 결과..."관여하는 사이토카인·세포 차이 커"
어린이집 원생 남매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6일 오전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동구보건소 직원들이 확진자가 나온 어린이집 원생들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어린이집 원생 남매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6일 오전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동구보건소 직원들이 확진자가 나온 어린이집 원생들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럽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어린이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해 ‘괴질’로 불리던  ‘어린이 다기관염증증후군(MIS-C)’의 특성을 다각도로 분석한 논문이 나왔다. 이 병의 증상을 보고한 의학 논문은 기존에도 나왔지만 면역계 특성을 세포와 분자까지 자세히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연구 결과 MIS-C는 일반적인 중증 코로나19와는 물론, 또다른 전신 급성 혈관염인 ‘가와사키 병’과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가 MIS-C의 발병 과정을 밝히고 적절한 치료제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와 웁살라대 의대, 이탈리아 로마대 의대 등 공동연구팀은 가와사키 병과 MIS-C 증상을 각각 보이는 어린이와 중증 코로나19를 겪은 성인, 그리고 건강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혈액 내 면역세포와 면역기능 유발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항체 등의 형성 과정과 특성을 비교, 분석해 그 결과를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6일자(현지시간)에 사전 공개했다. 셀은 코로나19와 관련한 논문에 한해 게재 승인이 난 논문을 홈페이지에 사전 공개하고 있다.

 

●4월 유럽-미국 환자 다수 발생시킨 MIS-C


MIS-C는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 등에 크게 확산했던 지난 4월 중순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질환이다. 이어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등에서도 환자가 다수 발생하며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한국에서도 5월 의심환자가 소수 발생했지만, 코로나19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어린이들에게 림프절증, 고열, 점막 발진, 결막염, 동맥 팽창, 심혈관계 쇼크, 뇌염, 장기 손상 등을 일으킨다. 주요 증상이 가와사키 병의 주요 증상과 비슷해 한때는 ‘가와사키 유사 질환’으로 불리기도 했다. 


가와사키 병은 동맥에서 발생하는 혈관염으로 5세 미만 어린이, 특히 동아시아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한다. 바이러스 등 병원체에 점막 표면에 감염됐을 때 급격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자신의 특정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항체가 만들어지는 게 원인으로 추정된다. 면역세포인 호중구가 동맥을 관통해 동맥염을 일으키고 동맥의 팽창과 결합조직 파괴 등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MIS-C와 가와사키 병, 중증 코로나19의 증상과 발병 과정이 어떻게 다른지 실제 어린이 101명의 검체를 이용해 비교했다. 어린이 중 13명은 MIS-C, 28명은 가와사키 병에 걸렸고, 코로나19에 걸렸지만 MIS-C 증상을 보이지 않은 환자는 41명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19명의 건강한 어린이와 비교했다.

 

가와사키 병(왼쪽)과 MIS-C의 주요 증상을 비교한 그림이다. 발진과 결막염, 림즈절염 등이 공통적으로 발견되지만, MIS-C는 가와사키 병에서는 잘 관찰되지 않는 위장장애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 두통, 심근염 등이 추가로 관찰된다. 셀 논문 캡쳐
가와사키 병(왼쪽)과 MIS-C의 주요 증상을 비교한 그림이다. 발진과 결막염, 림즈절염 등이 공통적으로 발견되지만, MIS-C는 가와사키 병에서는 잘 관찰되지 않는 위장장애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 두통, 심근염 등이 추가로 관찰된다. 셀 논문 캡쳐

먼저 일반적인 검진 결과에서 MIS-C와 가와사키 병 사이의 차이가 확인됐다. MIS-C 환자의 평균 나이는 8.8세로 가와사키 병(평균 2세)에 비해 크게 높았다. 백혈구 등 림프구 수가 감소하는 증상은 MIS-C 환자가 가와사키 병 환자에 비해 훨씬 두드러졌다. 염증 상태를 나타내는 혈장 단백질인 C반응단백(CRP) 수치와 종양 탐지에 쓰이는 철 저장 단백질인 페리틴 수치도 MIS-C가 가와사키 병에 비해 높게 측정됐다. 반면 혈소판 수치는 가와사키 병보다 낮았다.

 

●가와사키 병과 급격한 염증반응 비슷하지만... '원인 단백질' 판이하게 달라


연구팀은 성인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추정되는 급격하고 과도한 자가면역 반응(사이토카인 폭풍)이 MIS-C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혈장 내 단백질 180가지의 변화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중증 환자와 MIS-C, 가와사키병에 관여하는 면역 유발 단백질(사이토카인)은 완전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중증 코로나19 환자에서는 면역 유발 단백질 중 인터루킨-7(IL-7)과 IL-8이 MIS-C나 가와사키 병 환자에 비해 많이 만들어졌다. 반면 가와사키 병 환자에게서는 IL-6와 IL-17A, CXCL10이 다른 환자들보다 높게 측정됐다(아래 그래프 왼쪽 세 개). 이 세 사이토카인은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데, MIS-C에서는 이들의 수치가 가와사키 병 환자에 비해 매우 낮았다. 두 병의 발병 과정이 매우 다르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따르면, 가와사키 병에는 세쿠키누맙 등 IL-17A 저해제를 써도 좋지만, MIS-C에는 효과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의 연구 결과 중 급격한 체내 면역 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의 체내 농도를 비교한 그래프를 일부 발췌했다. IL-6와 IL-17A, CXCL10 등 왼쪽 세 개 그래프는 사이토카인 폭풍과 관련이 있는데, 가와사키 병에서는 높지만 MIS-C에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맨 오른쪽 DCBLD2는 혈관 손상을 알려주는 지표(바이오마커) 물질이지만, 역시 가와사키 병에서는 높고 MIS-C에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셀 논문 캡쳐
논문의 연구 결과 중 급격한 체내 면역 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의 체내 농도를 비교한 그래프를 일부 발췌했다. IL-6와 IL-17A, CXCL10 등 왼쪽 세 개 그래프는 사이토카인 폭풍과 관련이 있는데, 가와사키 병에서는 높지만 MIS-C에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맨 오른쪽 DCBLD2는 혈관 손상을 알려주는 지표(바이오마커) 물질이지만, 역시 가와사키 병에서는 높고 MIS-C에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빨간색이 가와사키 병이고 회색이 MIS-C, 노란색이 코로나19 중증, 파란색이 건강한 어린이 검체로부터 측정한 값이다. 셀 논문 캡쳐

●'일반 코로나바이러스' 항체가 열쇠일 가능성 제기


심장이식을 받았을 때 올라가는 알레르기 반응과 관련된 단백질(DCBLD2) 수치도 가와사키 병에서는 높았는데 MIS-C에서는 비교적 낮았다(위 그래프 맨 오른쪽). 이 물질은 동맥 팽창 등 혈관 손상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다. MIS-C가 가와사키 병보다 혈관 손상이 덜하다는 뜻이다.

 

항체를 만들거나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는 면역에 핵심 역할을 하는 도움T세포의 종류와 비율 등에서 MIS-C는 다른 코로나19 환자나 가와사키 병 환자와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이런 특성을 이용해 MIS-C의 발병 과정을 밝히고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체 검사에서는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대표적인 항체인 이뮤노글로불린G(IgG) 검사에서 다른 모든 어린이 환자에게서는 인체에 감기를 일으키는 두 종류의 인체 감염 코로나바이러스의 항체가 발견됐다. 하지만 MIS-C 어린이에게서는 이 두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관련성을 더 연구해야 하지만,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면역 반응이 다르고, 이 때문에 MIS-C가 발병할 가능성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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