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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덱사메타손·렘데시비르 투여…"예상보다 심각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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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덱사메타손·렘데시비르 투여…"예상보다 심각할 수도"

2020.10.05 16: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며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며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전담의들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산소 치료 수준과 중증 환자에 주로 투여되는 스테로이드 약물 투여 사실을 바탕으로 한 분석이다. 

 

5일 뉴욕타임즈 등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기존 예상보다 심각할 가능성을 일제히 보도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심각한 증상을 겪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다. 그러나 트럼프를 치료중인 의료진은 미국 메릴랜드주 월터리드국립군의학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혈중 산소 수치가 폐가 손상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같은 증상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나타난다. 

 

대통령 의료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토요일 덱사메타손 처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항염증 스테로이드 약물인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감염병 및 응급의학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의료팀이 공개한 이같은 정보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알려진 것처럼 덜 심각하고 호전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덱사메타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미국 뉴욕주 의료기관인 노스웰헬스의 의사인 토마스 맥긴 박사는 “우리가 전해들었던 것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심각한 것인지, 아니면 그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보다 공격적인 처방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에스더 추 미국 오레곤보건과학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대통령 의료팀이 밝힌 정보는 긍정적인 시그널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다른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강력한 치료를 지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이는 이른바 ‘VIP증후군’으로 불리는 현상으로 의료진이 유력 인사에 대한 치료에 너무 열성적이거나 유력인사의 지시에 너무 쉽게 따르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증상이 빠르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양성 판정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혈중 산소 포화도가 한 때 93%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상범위 하한선인 95%보다도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환자의 산소 포화도가 94% 미만으로 떨어지면 증상이 중증으로 진행된 것으로 간주한다. 대통령 의료팀은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2일에 이어 3일에도 산소 치료가 이뤄졌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양성 판정을 받은 2일에는 제약바이오 기업 리제네론이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중인 항체 칵테일을 투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다른 중증 환자 치료제로 쓰이는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도 투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제네론의 항체 칵테일 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감염 초기에 투여하는 임상이 진행중이다. 

 

렘데시비르와 덱사메타손 투여에 대한 의견을 엇갈린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덱사메타손은 일부 중증 환자의 면역체계가 과하게 작동해 염증반응을 일으킬 때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데 투여된다. 

 

이와 관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5일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발병 초기에는 렘데시비르를 투여하고 초기 상황이 지나 염증이 문제를 유발하면 덱사메타손을 투여하는 중앙임상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며 “덱사메타손은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근본적인 치료제라기보다는 염증을 완화하는 데 쓰인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진행된 덱사메타손 관련 대규모 임상 연구에 따르면 덱사메타손은 1주일 이상 증상이 있는 코로나19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 호흡기를 사용하는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3분의1 감소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만 덱사메타손을 투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국립보건원(NIH)도 인공 호흡기가 필요하거나 산소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만 덱사메타손 투여를 권장한다는 유사한 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토마스 맥긴 박사는 “한번에 여러 약물을 사용하면 약물의 효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약물 간 유해한 상호작용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렘데시비르와 덱사메타손, 단일 클론 항체 투여 등이 동시에 이뤄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증상이 상당부분 진행됐다면 덱사메타손과 렘데시비르 투여가 적절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걸을 수 있다는 사실과 숨가쁘지 않은 상황에서 메시지 영상을 공개한 사실은 긍정적인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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