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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위원회가 밝힌 생리의학상 수상자 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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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위원회가 밝힌 생리의학상 수상자 공적

2020.10.05 21:36
C형 간염 연구로 수백만 명 목숨 살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가 2020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하비 올터(85) 미국 국립보건원(NIH) 부소장과 마이클 호턴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교수, 찰스 라이스(68) 미국 록펠러대학교 교수. 노벨위원회 제공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가 2020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하비 올터(85) 미국 국립보건원(NIH) 부소장과 마이클 호턴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교수, 찰스 라이스(68) 미국 록펠러대학교 교수. 노벨위원회 제공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혈액을 통해 감염되고 만성 간 질환을 유발하는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3명의 바이러스 학자가 받았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 시간)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하비 올터 미국립보건원(NIH) 부소장(85)과 마이클 호턴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70),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68)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세 명의 과학자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간경변과 간암을 유발하는 혈액 매개 간염과의 싸움에서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아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가 발표한 세 사람의 업적을 요약한 내용이다. 

 

간염 중에서도 특히 사망률이 높은  B형 간염과 C형 간염


간염은 알콜 남용이나 독소, 자기 면역 질환으로 걸리기도 하지만 주원인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꼽힌다. 1940년대 간염은 감염원에 따라 두 종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첫 번째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면 감염되며 증상이 다소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A형 간염’이고, 두 번째는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감염되는 'B형 간염'이다. 이중 만성이 되면 간경변과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B형 간염이 훨씬 치명적이다. 

 

B형 간염은 오랜 시간에 걸쳐 감염돼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B형 간염처럼 혈액을 매개로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사망률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1년에 10만 명 이상이 혈액 매개 감염으로 숨진다. 

 

전염성이 있는 병을 예방하기 위해 첫 번째 할 일은 병원체를 찾는 것이다. B형 간염을 유발하는 B형 간염 바이러스는 1960년대 미국의 의학자인 버루크 블럼버그가 발견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후 B형 간염 진단법과 백신이 발견됐다. 블럼버그는 이러한 성과로 197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 시기에 하비 올터 부소장은 A형 간염과 B형 간염이 아닌 새로운 간염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통 터치하며 C형 간염 바이러스 정체 밝혀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급성 염증성 간질환이다. 보통 C형 간염에 걸리면 급성 간염을 앓게 되는데, 대부분은 가벼운 감기증상 또는 거의 무증상이어서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간염에 걸린 환자의 70% 정도가 바이러스가 6개월 이상 체내에서 머무르는 만성으로 진행된다. 만성이 되면 C형 간염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일이 드물고, 시간이 지나면 보통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한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관한 수상자 3명의 연구를 나타낸 그림. 노벨위원회 제공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관한 수상자 3명의 연구를 나타낸 그림. 노벨위원회 제공

하비 올터 부소장은 수혈을 받은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간염을 연구하던 중 C형 간염의 존재를 밝혀냈다. 당시 A형 간염과 B형 간염을 진단할 수 있는 혈액 검사가 발견돼 수혈로 인해 발생하는 간염 대부분을 찾아낼 수 있었지만, 수혈을 받은 환자 중 두 유형이 아닌 간염에 걸린 환자를 여럿 발견했다. 

 

올터 부소장은 새로운 유형의 간염이 사람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침팬지에게만 전염된다는 사실을 밝히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A, B형 간염과 다른 새로운 유형의 만성적 바이러스성 간염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새로운 간염 유형을 발견한 이후 기존에 알려진 간염 치료법을 썼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마이클 호턴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는 이 간염에 걸린 침팬지의 혈액에서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염기 서열을 분석해 DNA 조각 중 알려지지 않은 조각의 존재를 확인했다.

 

호턴 교수는 환자의 혈청을 활용해 미지의 바이러스 단백질을 암호화했고 DNA 조각을 확인해 이 바이러스가 플라비바이러스(양성 RNA 게놈 병원체) 과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C형 간염 바이러스’으로 명명했다. 

 

찰스 라이스 록펠러대 교수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연구의 마지막 단계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복제품이 스스로 복제할 수 있고 C형 간염을 유발하는지 확인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존재만으로 C형 간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라이스 교수는 복제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RNA 유전자 지도에서  특징이 밝혀지지 않은 영역이 복제에 관여한다고 생각했다. 또, 바이러스에서 관찰한 유전적 변이가 일어나는 것을 관찰한 후 변이가 일어난 부분이 복제를 방해한다고 가정했다. 라이스 교수는 먼저 유전 공학적인 기법을 이용해 변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고 이 RNA를 침팬지의 간에 주입했다. 그 결과 침팬지의 혈액에서 C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만성 간염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유사한 병리학적 변화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혈액을 매개로 감염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노벨위원회는. 노벨위원회 제공
노벨위원회는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공로로 바이러스성 질병과 전쟁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며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민감한 C형 간염 바이러스 진단기술, 항바이러스제 외에도 전 세계에서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노벨위원회 제공

C형 간염 바이러스 발견은 바이러스성 질병과의 지속적 전쟁에서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이들의 발견 덕분에 바이러스에 대한 민감한 혈액 검사가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수혈 후 간염 위험을 제거해 보건 수준을 크게 높였다.

 

이들의 발견은 C형 간염을 목표로 한 항바이러스 약물의 빠른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됐고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희망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혈액 검사를 늘리고 전 세계에서 항바이러스 약물을 쓸 수 있게 하는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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