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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위원회가 밝힌 물리학상 수상자 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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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위원회가 밝힌 물리학상 수상자 공적

2020.10.06 22:05
스웨덴 노벨위원회가 2020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로저 펜로즈(89) 옥스퍼드대 교수, 라인하르트 겐첼(68)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 연구소장, 앤드리아 게즈(55)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노벨위원회 제공
스웨덴 노벨위원회가 2020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로저 펜로즈(89) 옥스퍼드대 교수, 라인하르트 겐첼(68)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 연구소장, 앤드리아 게즈(55)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 노벨위원회 제공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블랙홀 존재를 수학적으로, 또 실험적으로 입증한 3명의 학자가 받았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로저 펜로즈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와 라인하르트 겐첼(68)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학 연구소장 그리고 앤드리아 게즈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우주에서 가장 낭만적인 현상 중 하나인 블랙홀을 발견한 공로로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위원회는 세 사람의 업적을 설명한 보도자료 첫 부분에 펜로즈 교수가 블랙홀이 일반상대성 이론의 직접적인 결과라는 사실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라인하르트 겐첼 소장과 앤드리아 게즈 교수는 보이지 않는 아주 무거운 물체가 은하계의 중심에서 별들의 궤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아래는 스웨덴 노벨위원회가 발표한 세 사람의 업적 보도자료를 요약한 내용이다.

 

아인슈타인을 넘어서


상대성이론을 제시한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블랙홀 존재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죽고 10년 후 로저 펜로즈 교수가 블랙홀이 상대성이론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과 몇 가지 특징을 밝혔다. 그 중 하나는 블랙홀은 중심에 특이점이 숨어있고, 그 주변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연계의 물리법칙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펜로즈 교수는 블랙홀이 안정적인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상대성이론을 연구할 때 쓰이는 수학적 이론을 확장했다. 펜로즈는 이 내용을 1965년 ‘중력 붕괴와 시공간 특이점’이라는 논문을 피지컬 리뷰 레터스 1월 18일자에 발표했다. 이 논문은 아인슈타인 이후 일반상대성이론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만물을 움켜쥔 중력


일반상대성 이론이 블랙홀의 존재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긴 어렵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처음 발표했을 때 시공간에 관한 기존 이론을 통째로 뒤집어 중력을 이해하는데 완전히 새로운 토대를 제공했고, 우주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줬다. 이후 일반상대성 이론은 우주를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사용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도 일반상대성 이론의 원리로 만들어졌다.

 

아인슈타인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에 만유인력이 작용한다고 말했다. 중력은 우리가 지구에 서있게 만들고, 태양 주변의 행성과 은하계 속 항성들의 궤도를 결정한다. 중력으로 성간구름에서 별의 탄생과 죽음을 설명할 수도 있다. 만유인력은 공간의 모양과 시간에 영향을 줘 질량이 큰 물체는 거대한 만유인력을 이용해 블랙홀을 만든다.

 

일반상대성 이론이 등장한지 얼마되지 않아 블랙홀에 관한 처음으로 이론적인 설명이 등장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매우 복잡한 수학 공식으로 이뤄졌음에도 독일 천체물리학자 카를 슈바르츠실트는 아인슈타인에게 무거운 물질들이 공간과 시간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을 보여줬다.

 

완벽을 넘은 해답


블랙홀은 거대한 별들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끌던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1930년대 후반 무거운 별의 극적인 붕괴를 처음으로 계산했다.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이 붕괴할 때 연료가 다하면 중력이 워낙 강한 탓에 별 안쪽으로 모든 것을 끌어당긴다. 빛도 예외는 아니다.

 

프랑스 과학자 피에르 시몽 드 라플라스와 영국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존 미첼은 18세기 후반 천체들이 매우 밀집하면 보이지 않게 된다고 추론했다. 빛의 속도는 이 천체들이 중력을 빠져나올 만큼 빠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대략 1세기 뒤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하자 악명 높은 일반상대성 이론의 방정식에 관한 몇 가지 해답이 보이지 않는 별을 설명했다. 1960년대까지 이러한 해답들은 그저 순수하게 이론적인 결과라고 여겨졌다. 블랙홀이 완벽하게 둥글고 대칭일 거라는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실질적인 해답을 찾은 사람은 로저 펜로즈 교수였다.

 

퀘이사의 미스터리


블랙홀의 존재에 관한 질문은 1963년 우주에서 가장 밝은 별인 퀘이사가 발견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거의 10년 동안 천문학자들은 처녀자리의 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방사선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이 방사선은 결국 지구에서 10억 광년 이상 떨어져 있는 퀘이사(3C273)가 밝혀졌다.

 

아주 멀리 떨어진 광원에서 나온 빛을 보려면 빛의 강도가 수십개의 은하계를 합친 것과 비슷해야 한다. 천문학자들은 곧 퀘이사가 매우 멀리 있어서 우주가 형성된 초기에 방사선을 전부 방출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방사선의 정체를 밝힐 수 있는 유력한 설명은 퀘이사 속에 있는 많은 에너지가 블랙홀로부터 왔다는 설명이다.
 
수수께끼를 푼 펜로즈의 아이디어


블랙홀들이 일반적인 환경에서 형성될 수 있든지 없는지에 관한 질문이 펜로즈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영국 버벡컬리지 수학과에서 근무하던 1964년 펜로즈 교수는 동료와 산책하는 도중 불현듯 수학적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펜로즈는 이 아이디어를 사용해 블랙홀들은 항상 특이점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펜로즈 교수는 이 아이디어를 이용해 ‘특이점 정리’를 증명했다. 펜로즈가 이 증명에 쓴 위상수학적인 방법들은 현재 휘어진 우주에 관한 연구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블랙홀은 별의 경로를 지배한다

 

블랙홀은 볼 수 없다. 하지만 블랙홀의 큰 중력이 주변 별들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찰하면 특성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은하는 10만 광년에 걸친 평평한 원반 모양이다. 가스와 먼지, 수천억 개의 별들로 구성됐다. 지구에서는 성간 가스와 먼지구름이 은하 중심에서 오는 가시광선을 가려 별을 볼 수 없다.

 

겐첼 소장과 게즈 교수는 먼지구름과 가스 너머를 볼 수 있는 적외선 망원경과 전파망원경을 통해 우리 은하 중심을 연구해 왔다. 은하 중심 주변 별의 궤도를 통해 겐첼 소장과 게즈 교수는 중심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물체가 숨어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다. 별들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블랙홀뿐이다.

 

중심에 집중하다

 

물리학자들은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 은하 중심에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의심해왔다. 1960년대 초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집어삼키는 에너지 때문에 별처럼 적색으로 밝게 빛나는 블랙홀을 포함한 은하인 퀘이사가 발견된 이후로 물리학자들은 큰 은하 가운데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이 발견될 것으로 추측해왔다.

 

미국의 천문학자 헤일로 섀플리는 우리 은하의 형태를 확인한 모형을 만들면서 궁수자리 방면에 우리 은하 중심이 있다는 것을 101년 전 처음 확인했다. 이후 천문학자들의 관측을 거쳐 우리 은하 중심에서 강력한 전파를 방출하는 원천이 있는 것이 발견됐다. 여기에는 궁수자리A라는 이름이 붙었다.

 

궁수자리A에 관한 체계적 연구가 가능해진 것은 더 큰 망원경과 장비가 갖춰진 1990년대가 되어서였다. 겐첼 소장과 게즈 교수는 개별로 은하 중심을 바라보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겐첼 교수는 칠레 파라날 산에 자리잡은 8m 구경의 유럽남방천문대(ESO) 초거대망원경(VLT)을 이용했고, 게즈 교수는 하와이 마우나케아산의 10m 구경 케크 천문대를 활용했다.

 

별이 길을 보여주다

 

망원경이 크더라도 100km가 넘는 두께의 대기 아래에서 별을 관측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는 기술인 '적응 광학'이 도입되면서 망원경은 공기의 난류를 보정하고 왜곡된 이미지를 보정해주는 얇은 렌즈들을 추가로 갖게 됐다. 겐첼 소장과 게즈 교수는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우리 은하의 중심 속 뒤죽박죽으로 섞인 별들 사이에서 자신들이 추척하는 별을 찾기 위해 민감한 광센서와 적응 광학 기술을 개발하며 영상 해상도를 1000배 이상 늘려 왔다.

 

두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은하 중심의 가장 밝은 별 30개를 추적했다. 이 별들은 은하 중심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마치 꿀벌처럼 복잡한 궤도를 그린다. 이 영역 밖의 별은 은하의 타원 궤도를 질서 있게 돈다. 이중 S2라는 별은 16년 내로 은하 중심을 한 바퀴 돈다. 천문학자에게 이는 매우 짧은 시간으로 이들은 S2의 전체 궤도를 지도에 표시하는 데 성공한다. 태양이 은하 중심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억 년 이상이다.

 

이론과 관찰이 서로 이어지다

 

두 연구팀은 S2를 비롯한 별들의 궤도로 각자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의 측정을 진행했다. 측정값은 놀랄 정도로 일치했다. 우리 은하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이 태양계 크기의 지역에 태양질량 400만 배의 질량을 가진다는 결론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래에는 우리 은하의 중심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으리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는 사건지평선망원경(EHT) 연구팀의 노력을 통해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HT 연구팀의 다음 관측 대상으로 궁수자리A가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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