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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이냐 교정이냐'부터 ‘디자이너 베이비’까지…말 많은 유전자 가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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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이냐 교정이냐'부터 ‘디자이너 베이비’까지…말 많은 유전자 가위 논란

2020.10.07 20:30
 지난해 11월 허젠쿠이 난팡과기대 교수가 유튜브를 통해 유전자 편집 기술로 에이즈에 면역력을 가진 디자이너베이비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허젠쿠이 전 중국 난팡과기대 교수(오른쪽)과 그의 지도교수였던 마이클 딤 미국 라이스대 교수. 라이스대 제공
지난해 11월 허젠쿠이 난팡과기대 교수가 유튜브를 통해 유전자 편집 기술로 에이즈에 면역력을 가진 '디자이너베이비'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허젠쿠이 전 중국 난팡과기대 교수(오른쪽)과 그의 지도교수였던 마이클 딤 미국 라이스대 교수. 라이스대 제공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이 등장한 뒤 과학계는 물론 사회 전체가 주목하는 다양한 논란이 제기됐다. 용어에 대한 논란부터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한 맞춤형 베이비 관련 생명윤리 논란이다. 기술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컸기 때문이다. 

 

먼저 용어에 대한 논란이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DNA 상의 특정 염기를 잘라낸다는 점에서 초기 유전자 편집 기술로 불렸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도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며 ‘게놈 에디팅(genome edit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사전적 의미로 풀어보면 유전자 편집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이 본격 등장하기 전부터 전통적인 육종이나 외래 유전자를 다른 동식물에 주입하는 방식의 유전자조작이라는 용어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유전자를 조작한다는 개념 자체가 생명체를 조작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어 윤리적으로 적당하지 않다는 주장이 이어졌고 유전자 변형이라는 중립적인 용어가 통용되고 있다.

 

유전자가위도 마찬가지다. 유전자 편집이라는 용어는 생명체의 일부를 잘라내고 이어붙이는 뉘앙스로 읽혀 윤리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유전자가위 연구자들은 유전자 교정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고 부정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산업적으로는 특허 분쟁이 전세계에서 벌어졌다. ‘세기의 특허 전쟁’으로도 불린 미국 브로드연구소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사이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 분쟁이다. 여기에는 올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교수도 포함되며 수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권위자인 펑장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와 한국의 김진수 서울대 교수도 얽혀 있다. 다우드나 교수는 UC버클리, 펑장 교수는 브로드연구소 측이었다. 

 

2014년부터 이뤄진 특허 분쟁에서 지난 2018년 미국 특허법원은 브로드연구소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세계 각지에서 아직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과 크고 작은 분쟁이 이뤄지고 있다. 

 

생명윤리 측면에서 최근 가장 뜨거웠던 논란은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해 이른바 ‘맞춤형 아기’를 탄생시킨 중국 허젠쿠이 남방과학기술대 교수 논란이다. 허젠쿠이 교수는 2018년 에이즈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지닌 쌍둥이 아기를 유전자 교정을 통해 출산시켰다고 발표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허젠쿠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불법의료행위로 징역 3년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최근인 지난 9월 4일 영국 왕립학회와 미국과학아카데미 등이 주도한 국제위원회는 부작용이 없고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유전자 교정 배아를 임신에 활용해서는 안된다는 보고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이 국제위원회는 허젠쿠이 교수의 연구가 공개되며 설립됐다.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게 위원회의 지적이다. 원치 않는 유전자 염기를 교정할 가능성도 있으며 새로운 유전 변이를 유발할 수도 있다. 유전질환을 유발하는 일부 유전자만 교정할 경우 다른 유전자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단일 유전자 편집이 아이의 모든 세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제위원회의 보고서는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전 광범위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인간 배아에 대한 유전자 교정 연구가 다른 의학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지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전자 교정된 인간 배아는 체외 수정 전에 신중하게 선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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