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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시회 없으면 산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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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시회 없으면 산업도 없다

2020.10.15 18:31
대한민국방위산업전 준비위원회 제공
대한민국방위산업전 'DX Korea' 전시회 현장. 대한민국방위산업전 준비위원회 제공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로 혼돈의 불확실성 시대에 진입했다. 인류 문명과 시대상을 뒤바꿔 놓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새로운 발상의 전환으로 미래 전망과 대응책 마련을 모색하기 위해 분주하다.


인류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산업계도 비상이다. 산업 전반에서는 공통적으로 내수감소와 수출저하에 따른 이중침체 현상을 겪으면서 더블딥(Double Dip·경기 재침체)이 반복되고 가속화돼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의 여건과 실정도 예외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방위산업은 정부를 유일한 수요자로 두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종의 업황과 정부의 재정지출 기조에 따라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특성을 지닌다. 앞으로 제조업의 가동률 저하와 정부 복지 및 방역예산 비중이 늘어갈 것이 분명한 만큼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출구 전략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무릇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침체 악화일로인 국가 방위산업에 새로운 바람과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전시회 개최를 통해 방산수출 활로 개척과 산업 전반을 선도하는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도 인류는 산업혁명을 거쳐 근대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비로소 대규모 국제 전시회가 촉발됐고, 이를 통해 눈부신 산업 성장을 거듭해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방위산업 전시회 역사의 시작은 1851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만국 박람회에서 찾을 수 있는데, 미국인 발명가 사무엘 콜트의 리볼버 권총이 최초로 시연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만국박람회는 자국의 최신 공산품을 전시해 자국 기술력을 홍보하는 장이 됐고, 이는 만국 박람회의 대성공으로 이어져 이후 세계 각국은 전시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에 이르러 그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산업별로 세분화됐다. 

 

DX Korea 기동 화력시범. 대한민국방위산업전 제공
대한민국방위산업전 'DX Korea'에서 기동 화력시범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방위산업전 준비위원회 제공

가장 대표적인 전시회로는 전 세계인과 산업계 전반의 이목이 집중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정보기술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가 있다. 해마다 열리는 CES는 올해 1월에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어김없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CES 2020'에는 161개국에서 4500개 기업이 참가해 신기술의 향연을 펼쳤고, 18만 명이 참관했다. 1967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CES는 1978년부터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개최지를 옮겨 진행해왔으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전시회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무기와 방산 분야에 특화된 것이 바로 방위산업 전시회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방위산업 전시회로는 최고 수준의 무기들이 즐비한 미국에서 개최되는 ‘미 육군협회(AUSA) 방산전시회’, 유럽의 ‘유로사토리(Eurosatory)’ 그리고 세계의 화약고라 불리는 중동의 ‘국제방산전시회(IDEX)’를 들 수 있다.


미국 방위산업 전시회인 AUSA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을 보유한 미국 육군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로 매년 워싱턴DC에서 개최되며, 지난해가 13회였다. 미국 국방부 조달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전시회여서, 매년 전 세계 600여개 이상의 주요 방산업체들이 참가하는 최대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라는 명성을 지녔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이 유일하게 국가관을 구성해 2008년부터 계속 참가하고 있다.

 

유로사토리 한국관에 K-9 자주포를 비롯한 국산 무기들이 대거 전시된 모습이다. 연합뉴스 제공
유럽 방위산업 전시회 '유로사토리(Eurosatory)' 한국관에 K-9 자주포를 비롯한 국산 무기들이 대거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유럽 방위산업 전시회인 유로사토리는 1967년 프랑스군 조달청의 주도로 30개 전시업체가 모여 시작했고, 오늘날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방위산업 관련 기술을 선보이면서 유럽을 대표하는 전시회로 성장했다. 2년마다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며, 60개국에서 1700여개 방산업체가 참여한다.


IDEX는 중동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다. 1993년 처음 개최됐고, IDEX를 통해 중동국가에 새로운 무기체계를 소개하는 동시에 전시회 현장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무기거래 계약이 성사돼 각국 주요 방산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불린다.


이처럼 방위산업 전시회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방위산업의 미래가 전시회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시회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각국은 저마다 국가적 수준의 대규모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를 통해 기술선도형 첨단 고부가가치 무기체계 기술들을 선보이고, 타 산업과의 동반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파급효과를 도모해왔다.


각국의 방위산업 현 주소를 체감하면서 동시에 미래 국방을 내다볼 수 있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는 방위산업의 혁신성장을 주도하고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기존의 현장 위주의 전시회를 뛰어 넘어 온라인 전시회가 병행추진된다면, 융복합 전시회라는 새로운 형태를 통해 '비대면 수출'도 활성화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해 방산수출 활로를 더욱 넓혀줄 것이다.


국내 방위산업이 코로나19 위기와 내수시장 한계를 탈피해 수출 주도형 산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자랑스러운 ‘K-방산’을 알리는 동시에 해외 방산 시장을 대상으로 기민하면서도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비교적 '한국형 방역'이 잘 관리되고 있어 코로나19 방역지침이 1단계로 낮아지면서 다음달인 11월 18일 대한민국방위산업전인 'DX KOREA 2020'이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초청자만 참석하는 방식으로 개최된다. 

 

현재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콜롬비아에서 육군총장급이 참석을 확정했고, 방위사업청에서도 카자흐스탄 방사청장과 필리핀 획득차관, 필리핀 해군총장, 에스토니아 방산물자센터장을 초청해 영국과 인도네시아, 미얀마를 비롯한 약 15개국이 신속 통로를 이용해 전시회에 공식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DX KOREA 2020'은 코로나19 사태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열리는 방산전시회인 만큼 민간이 주도하고 관이 적극 지원하는 성공적인 협력 모델로 자리잡아 침제된 방위산업에서 신성장 동력의 계기를 마련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학과장(안보학전공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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