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대학 연구 지원금 늘려 교육과 연구 불균형 해결해야"

통합검색

"대학 연구 지원금 늘려 교육과 연구 불균형 해결해야"

2020.11.03 19:49
3일 국회 제4회 국가 R&D 정책 포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3일 열린 ‘2020 국가 R&D 정책 포럼’에 참가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변 의원은 신성철 KAIST 총장과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노벨상을 받으려면 한 야에서 ‘최고’이자 ‘처음’이 돼야 한다”며 “한국이 기초연구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3일 열린 ‘2020 국가 R&D 정책 포럼’에 참가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변 의원은 신성철 KAIST 총장과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노벨상을 받으려면 한 야에서 ‘최고’이자 ‘처음’이 돼야 한다”며 “한국이 기초연구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현 기자 mnchoo@donga.com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은 대학 지원에 인색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선진국 대학의 교수들은 깊이 있는 사고와 시대를 바꾸는 혁신에 대해 고민하는데 국내 이공계 교수들은 내년 연구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최은영 서울대 의과학과 교수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회 국가 R&D 정책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 시대의 과학기술: 대학을 교육과 연구의 양 날개로 날게 하라’를 주제로 기초연구연합회가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와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최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최근 대학의 연구비 지원액 증가와 함께 세계 대학 순위가 오르고 있는 중국, 독일 대학을 예로 들며 “대학 경쟁력의 핵심은 교수들의 연구 수준과 성과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대학에서 안정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 연구를 전담하는 보조 인력과 핵심 장비 그리고 행정 지원이 보장돼야 한다. 그런데 교수들은 직접 발로 뛰어서 얻은 ‘과제 연구비’ 일부로 이를 충당하기 때문에 연구비를 오롯이 연구에 투자할 수 없다. 

 

최 교수는 교육부가 편성한 R&D 예산 중 ‘일반대학 진흥금’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제안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5월 발표한 ‘2020년도 정부연구개발투자예산 현황분석’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은 R&D 예산 중 경제 발전과 일반대학 진흥금의 비중이 비슷하거나 일반대학 진흥금이 훨씬 크다.국내 R&D 예산의 주요 투자 요소를 보면 해외 선진국과 다르게 경제발전 항목에 치우쳐 있다.

 

최 교수는 “연구 실적이 좋은 교수를 채용해 놓고 연구 경쟁이 아닌 과제 연구비를 얻기 위한 경쟁을 시킨다”며 “연구비 정책을 혁신해 모든 지역의 대학을 혁신의 주체로 만들고 우수한 연구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 ‘학석사 통합 학제’와 ‘탄력적인 책임 시수제’ 필요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패널토론에서는 대학의 연구개발비 지원 방법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김근배 전북대 자연과학대학장은 연구 시설을 여러 대학이 공유하는 ‘과학 자원 공유 플랫폼’을 만들고 비수도권 지역 대학의 대학원생 확보를 위해 학석사 통합 학제를 제안했다. 김 학장은 “비수도권 지역이 자연과학대 졸업생은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학석사 통합 학제를 운영해 석사생을 늘리면 지역 산업이나 지역 사회 혁신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는 “고용 불안정, 장학금, 의료보험 같은 처우를 개선해야 학생들이 대학원에 많이 지원할 것”이라며 “부실 대학에 불필요한 지원을 하지 않으려면 대학원 인증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재환 가톨릭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불필요한 행정 절차로 인한 피로도를 없애려면 교육부나 과기정통부에 연구 현장을 잘 아는 직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호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은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 한쪽이 아닌 두 기관 모두가 힘을 합쳐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인문대학장을 지낸 이재영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책임 시수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에 집중하는 교수들은 연구를 책임 시수 중 일부로 인정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책임 시수는 교수가 의무적으로 강의해야 하는 양을 뜻한다.

 

정부측 토론자로 나선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교육부의 대학 연구 지원을 위한 노력을 언급하며 이날 포럼에서 나온 내용을 귀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김보열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진흥과장은 기초연구 지원 사업을 통해 대학 연구환경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영완 한국과학기자협회장(조선일보 과학전문기자)는 "대학에 다양한 부설 기초과학 연구소가 설립돼야 한다"며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협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또 “예산 부족을 강조하기보다 고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국민의 공감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기초연구연합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초연구 성과사례를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생물리학, 해양생명공학, 분자진단기술 성과를 발표했다. 기초연구연합은 매년 정책 포럼을 열어 기초연구 진흥을 위한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5 + 2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