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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픽]대학 연구자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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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픽]대학 연구자의 고민

2020.11.04 09:07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대학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세계에서 연구 분야 상위권 대학이 많은 미국에서도 상당수 대학이 문을 닫고 연구실을 폐쇄했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 교류마저도 중단되고 있습니다. 곳곳에선 내년까지 강의를 하지 않는 대학들도 나옵니다.

 

최근 허준 연세대 교수는 《대학의 과거와 미래》라는 책에서 코로나19의 여파는 우리 해외는 물론 우리 대학의 지형을 더 급격히 바꿔 놓을 것이란 예상을 내놨습니다. 실제로 한국 대학들도 올 1학기를 혼란 속에 보냈습니다. 수업은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실험 수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미처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대학들은 학생들의 등록금 환급 요구에 직면해 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온라인 수업에 따른 지출이 늘고 이에 불만족을 나타내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이 갈등을 빚으면서 대학 재정도 어떤 상황이 될지 예상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장기적으로 인구 절벽에 따른 입학생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인데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의 대학은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완충력을 갖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지난 20~30년간 대학의 외형과 학문의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학 운영은 본질적으로 별로 바뀐 게 없어 보입니다. 20~30년 전보다 새 건물이 많이 들어섰고, 연구 장비가 더 들어왔고 정보기술(IT)의 수혜를 태어날 때부터 받은 학생들은 그 이전 세대보다도 훨씬 많은 것을 알게 됐는데도 말입니다.  

 

여러가지 요인 중 하나는 대학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우리 사회에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봅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게 대학을 먹여살리는데 상당부분 기여하는 정부 역할입니다. 정부의 대학 정책은 입시 정책 바꾸는데만 집중됐을 뿐 별반 바뀐 게 없어 보입니다. 고급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 연구에 대한 철학과 지원 의지도 부족해 보입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5월 발표한 ‘2020년도 정부연구개발투자예산 현황분석’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은 R&D 예산 중 경제 발전과 일반대학 진흥금의 비중이 비슷하거나 일반대학 진흥금이 훨씬 크지만 국내 R&D 예산의 주요 투자 요소를 보면 해외 선진국과 다르게 경제발전 항목에 치우쳐 있다고 합니다. 이러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 대학 지원에 인색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합니다. 


최은영 서울대 교수는 3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4회 국가 R&D 정책 포럼에서 “연구 선진국 대학의 교수들은 깊이 있는 사고와 시대를 바꾸는 혁신에 대해 고민하는데 국내 이공계 교수들은 당장 내년 연구비를 걱정하고 있다”며 “연구 실적이 좋은 교수를 채용해 놓고 연구 경쟁이 아닌 과제 연구비를 얻기 위한 경쟁을 시키고 있다”는 따끔한 지적을 내놨습니다. 물론 변화의 시대에 모든 대학이 연구 중심으로 바뀔 필요는 없습니다. 인재사관학교가 되는 대학도, 지역 경제를 먹여살리는 대학도, 세계적인 대학과 경쟁하는 대학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동일선상에 동일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하면 우리 모델은 1위부터 200위까지만 존재하는 대학이 될 것이고 대학 연구자들은 또 내년 연구비를 걱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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