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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미래]⑶용접도 대신할 절대 안떨어지는 궁극의 접착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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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미래]⑶용접도 대신할 절대 안떨어지는 궁극의 접착제 나온다

2020.12.03 09:34
최영선 부산대 교수 연구팀
본드 연구자인 최영선 부산대 화공생명공학부 교수를 지난달 30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에서 만났다. 남윤중
'본드' 연구자인 최영선 부산대 화공생명공학부 교수를 지난달 30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에서 만났다. 남윤중

용접은 금속재료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체 사이에 직접 결합시키는 기술이다. 청동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중동과 유럽에서 이어져 오고 있다. 모든 산업에서 사용되며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한 뿌리 기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용접이 사라지고 ‘접착제’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자동차와 스마트폰, 항공기, 의료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용접을 대체하며 제조혁명의 새로운 씨앗이란 평가까지 나온다.


지난달 30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에서 만난 최영선 부산대 화공생명공학부 교수는 “제조 산업에 접착제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며 “용접으로 구현할 수 없는 복잡한 형태를 만들 수 있으며 용접보다 더 높은 강성의 구조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계 수준의 성과를 내기 위해 설립한 10개 글로벌프론티어사업단 중 하나인 하이브리드 인터페이스 기반 미래소재연구단에서 하이브리드 경계면 기술을 이용해 차세대 접착제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본드 만드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최영선 교수 연구팀. 남윤중
최영선 교수 연구팀. 남윤중

접착제는 물체와 물체를 붙이는 특수한 성질을 가진 고분자 물질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오공본드와 1초순간접착제, 문서 작업에 쓰는 풀 모두 접착제의 한 종류다. 심지어 우편봉투에 쓰이는 밥풀도 접착제라 볼 수 있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접착제는 서로 다른 재질을 하나의 몸체로 붙여준다”며 “일종의 일체화를 이뤄주고 자연스러운 하나의 구조체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용접도 마찬가지로 철이란 물질을 하나의 몸체로 붙여준다. 다만 철과 알루미늄처럼 다른 이종물질 간 접합은 불가능하다. 반면 접착제는 가능하다. 이종물질 간 접합을 가능케 해 다양한 디자인의 구현의 가능하다. 접착제가 약 10년 전부터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된 이유다. 


최 교수는 “자동차 철판과 각종 부품을 하나의 구조체로 만들 때 예전에는 용접만 했지만 현재는 접착제를 함께 쓴다”며 “접착제를 쓰게 되면 강성이 높아져 더 얇은 철판으로도 차를 만들 수 있어 차체를 가볍게 할 수 있고, 철판이 줄어들어 철판이 만들어내는 소음도 줄어 승차감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최 교수팀은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접착 강도와 강성을 크게 끌어올린 접착제를 개발했다. 접착제의 주성분은 ‘에폭시’라는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에폭시는 물과 날씨 변화에 잘 견디고 빨리 굳으며 접착성이 있다. 하지만 잘 깨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접착력이 차체 철판을 잡고 있을 만큼 높게 나오지 않는다.

 

최영선 교수팀에 속한 연구원이 중간체의 점도를 측정하고 있다. 점도에 따라 접착제의 성질이 달라질 수 있다. 남윤중
최영선 교수팀에 속한 연구원이 중간체의 점도를 측정하고 있다. 점도에 따라 접착제의 성질이 달라질 수 있다. 남윤중

최 교수는 “에폭시 이외에 다른 물질을 넣어서 깨지는 특성을 좀 막아주고 그 다음에 에폭시가 가지는 접착력을 더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는 재료가 필요하다”며 “그런 역할을 하는 재료가 바로 ‘중간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중간체를 막걸리에 쓰이는 효소에 비유했다. 그는 “옛날에 집집마다 쓰는 재료가 달라 막걸리 맛이 다르듯이 중간체도 연구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며 “어떤 좋은 성능 좋은 중간체를 만드느냐가 중요한 영업비밀”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팀이 개발한 중간체를 넣은 접착제는 강력한 접착력을 보인다. 3제곱미터 크기의 철과 알루미늄에 쓰였을 때 2~3g 접착제만으로 700kg의 접착력을 보인다. 700kg 이상의 힘이 가해져야 철과 알루미늄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이 정도 접착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철과 철을 개발한 접착제로 붙일 경우 약 38 메가파스칼(MPa)의 접착력을 가진다. 이정도면 1.4톤의 승용차 2700대를 지탱할 수 있는 정도의 힘이다.  


관련 기술은 이미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 기업에 기술이전도 했다. 해당 업체는 매출이 수직 상승했으며 현재도 최영선 교수팀이 함께 협력하고 있다. 독일자동차 폭스바겐의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도 현재 시험을 거치는 중이다.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부품 옆에 층 형태가 나타나 있는데, 접착제로 붙인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다. 남윤중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부품 옆에 층 형태가 나타나 있는데,  이는 접착제로 붙인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다. 2~3g 정도의 접착제가 쓰였다. 남윤중

 

※ 최근 소재 연구에서는 첨단기능을 가져 ‘부가가치’를 내는 소재를 찾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두 소재를 맞붙이면 그 표면에서는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하던 새롭고 놀라운 기능과 현상들이 나타납니다. 정부가 세계 수준의 성과를 내기 위해 설립한 10개 글로벌프론티어사업단 중 하나인 하이브리드 인터페이스기반 미래소재연구단은 서로 다른 물질이 닿는 ‘인터페이스(경계면)’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두 물질을 붙일 때 생기는 경계면에서는 기존 두 물질을 이루는 결합구조나 조성과는 다른 새 물질이 생겨납니다. 두 물질의 경계면은 새로운 소재가 생성되는 보고(寶庫)인 셈입니다. 동아사이언스는 미래소재연구단과 함께 앞으로 한국의 소재 산업을 이끌 미래 소재의 깜짝 놀랄 세계를 연재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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