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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국 코로나 검사, 유전자증폭횟수 적어서 확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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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국 코로나 검사, 유전자증폭횟수 적어서 확진 적다?

2020.12.02 09:31
일부서 "외국보다 유전자증폭횟수(CT값) 적다"며 진단신뢰도 의문시CT값, 증폭대상유전자·장비 따라 제조사별로 차이…국가간 단순비교할 사안 아냐

일부서 "외국보다 유전자증폭횟수(CT값) 적다"며 진단신뢰도 의문시

CT값, 증폭대상유전자·장비 따라 제조사별로 차이…국가간 단순비교할 사안 아냐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원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이 구미 주요국에 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적은 것을 두고 현행 진단 검사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통계와 외신보도 등에 입각해 1일 현재 인구 100만명 당 확진자수(누적)로 따지면 한국은 676명으로 벨기에(4만9천816명), 체코(4만8천865명), 미국(4만2천54명), 프랑스(3만4천49명) 등에 비해 현저히 적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 진단키트 정확도가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확진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코로나 진단키트 판독기준인 CT값과 관련해 외국은 40을 기준으로 삼는 반면 우리나라는 33.5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 확진자 수가 적은 것"이라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 CT값은 RT-PCR검사법 용어…양성 판정 위한 유전자 증폭 횟수 개념

 

이들이 국내외 기준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CT값이란 'Cycle Threshold Value'의 약자로, 코로나19의 주된 검사 방식인 실시간유전자증폭(RT-PCR)검사법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다.

 

우선 RT-PCR 검사법에 대해 이해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진단에는 환자의 호흡기에서 채취한 검체 내에 바이러스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이른바 '항원진단법'이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 방식은 검체 내 수많은 물질 중에서 바이러스를 찾아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빠르게 전파되는 감염병에는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진단에는 바이러스 유전자에 형광물질을 붙인 뒤 그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실시간유전자증폭(RT-PCR)검사법'이 현재 주된 검사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바이러스 유전자 양을 직접 계측하는 대신 바이러스 유전자에 붙은 형광의 세기를 측정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CT값은 바로 이 RT-PCR검사법에서 유전자 증폭을 몇 차례 거쳤을 때 바이러스 감염을 확정할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예를 들어 CT값을 40으로 설정했다면 유전자 증폭을 40회보다 적게 했는데도 일정 수준의 형광 세기가 측정돼야 감염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표] 긴급사용승인된 국내 진단키트 6종의 CT값(출처=대한진단검사의학회)

 

 

◇ 증폭대상 유전자 등 따라 CT값 달라…제조사별로 정하는 것으로, 국가별 단순비교 불가

 

하지만 코로나19 진단키트의 CT값은 제조사가 결정하는 것으로, 각 진단키트마다 고유의 CT값이 따로 존재한다. 즉, 어떤 유전자를 증폭하는지, 어떤 장비를 쓰는지 등을 감안해 제조사가 결정하는 것이지 특정 국가 정부가 일률적인 CT값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따르면 국내에 승인된 6종(모두 국내산)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중 3종은 CT값을 40으로 설정해놓았고, 나머지 3종은 CT값이 각각 38과 36, 35다.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CT값은 33.5'라는 주장은 '코로나19 진단검사관리위원회'가 권고한 내용을 오해한 것으로 추측된다. '33.5'라는 수치는 RT-PCR검사에서 E유전자(E gene)와 RdRp유전자(RdRp gene)의 CT값이 모두 33.5이하인 경우 재검없이 확진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진단검사관리위원회가 권고한컷오프(cut-off) CT값 33.5는 정확한 검사결과 도출을 위한 재검 여부와 관련된 기준"이라며 "코로나19의 음성과 양성을 결정하는 CT값은 각 제품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물론 위원회가 권고한 cut-off CT값이 외국에 비해 낮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추가로 제기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국내산 진단키트를 모두 실험한 뒤 재검 기준으로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수치를 산출한 것이라서 외국과의 단순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반론이 있다.

 

권계철 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내에는 국내산 진단키트 6종만 사용되는데 이들 진단키트를 모두 실험해 가장 적절한 cut-off CT값을 산출한 것"이라며 "외국산 진단키트도 그에 맞는 별도의 cut-off CT값이 있으니 외국과 우리나라를 서로 비교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각 진단키트마다 CT값이 다른 이유는 검사방법과 장비에 조금씩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RT-PCR검사를 위해 검체에서 추출하는 '표적유전자'(시발체)가 다르기 때문으로, CT값을 기준으로 어느 국가가 더 깐깐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식의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권계철 이사장은 "CT값은 진단키트를 만드는 제조사에서 각 진단키트에 적합한 여러 시험을 통해 최적의 수치를 확인해 정한다"며 "각 진단키트마다 시발체의 유전자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CT값도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확산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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