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동아사이언스

국내 연구팀, 17분만에 코로나19 감염 판별하는 진단기술 확보

통합검색

국내 연구팀, 17분만에 코로나19 감염 판별하는 진단기술 확보

2020.12.03 19:00

환자 1명 검체 17분 안에 진단, 정확도 기존 RT-PCR 기기만큼 정확

국제학술지 네이처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 게재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합동 연구팀이 코로나19를 17분 만에 진단할 수 있는 ′나노 PCR 기기′를 개발했다.  왼쪽부터 이재현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 정지용 연구원, 천진우 IBS 나노의학 연구단장. IBS 제공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단장 합동 연구팀이 코로나19를 17분 만에 진단할 수 있는 '나노 PCR 기기'를 개발했다. 왼쪽부터 이재현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 정지용 연구원, 천진우 IBS 나노의학 연구단장. IBS 제공

국내 연구팀이 17분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 장비를 개발했다. 현재 코로나19 검사에 쓰이는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만큼 정확하면서도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벼워 휴대용으로 쓸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이다. 상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론적으로는 코로나19 검사 기기 가운데 검사 속도가 가장 빠른 편에 속해 국제학술지 네이처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도 3일 인터넷에 긴급히 공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는 3일 오후 4시 서울 연세대 백양누리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새로 개발한 '나노 PCR 기기'를 공개했다. 나노 PCR 기기는 천진우 IBS 나노의학 연구단 단장과 이재현 연세대 고등과학원 교수, 이학호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진단 기기로,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MPN)’를 이용해 유전자 증폭에 필요한 가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중합효소연쇄반응은 형광 물질을 붙인 바이러스의 RNA를 DNA로 바꾸는 역전사 과정을 거친 후 이 DNA를 양을 증폭시켜 바이러스를 존재 여부를 판정하는 방식이다. DNA가 방출하는 형광의 세기가 특정 값을 넘으면 바이러스가 있다고 판단한다. 효소가 개입하는 역전사 과정에서는 50도 이하의 상온을 유지해야 하지만 DNA가 증폭할 때는 60도에서 90도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 RT-PCR의 경우 1.5~2시간 동안 약 40번 반복해 DNA 수를 약 1조개로 늘린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검체가 들어있는 캡슐 외부에서 전기를 이용해 겉부분만 가열하는 펠티에 방법을 쓰기 때문이다. 검체 내부까지 가열하려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가열하는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직접 합성한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MPN)’가 가진 플라즈모닉 효과를 이용해 검체 내부에서 가열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플라즈모닉 효과는 금속 나노입자 표면에 특정 파장의 빛을 쬐면 금속의 유도전자가 강한 진동을 일으켜 열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MPN은 자성을 띄는 물질을 금이 감싼 형태로 이뤄졌다. 이 MPN을 검체가 담긴 용액에 섞어 520nm(나노미터) 파장의 빛을 쏘면 MPN이 열에너지를 발산해 용액 내부에서 온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역전사 과정을 5분, DNA 증폭 과정을 6분, 진단 과정을 3분 안에 마칠 수 있어 부수적인 과정까지 포함해 총 17분 정도가 걸린다.

 

 

나노 PCR 기기 내부. 검체가 담긴 3개의 투명한 캡슐이 관람차처럼 돌아가면 아래 둘러싼 레이저(금색)들에서 빛이 나온다. 검체가 담긴 용액 속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MPN)가 이 빛을 쐬면 열을 발산해 빠른 속도로 온도를 높인다. 김우현 기자 mnchoo@donga.com
나노 PCR 기기 내부. 검체가 담긴 3개의 투명한 캡슐이 관람차처럼 돌아가면 아래 둘러싼 레이저(금색)들에서 빛이 나온다. 검체가 담긴 용액 속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MPN)가 이 빛을 쐬면 열을 발산해 빠른 속도로 온도를 높인다. 김우현 기자 mnchoo@donga.com

 

MPN 안에 자성을 띄는 물질이 있는 이유는 DNA 증폭 후 MPN을 용액에서 분리하기 위해서다. MPN이 섞여 있으면 DNA에 붙어있는 형광 물질이 발광하는 데 방해가 된다. 연구팀은 기기 안에 자석을 달아 증폭 후 MPN을 검체 아래로 모아 형광 물질이 활성화되도록 했다.

 

나노 PCR 기기를 이용해 150명의 코로나19 환자(양성 75명, 음성 75명)의 검체를 테스트한 결과 오차 없이 정확하게 양성 환자와 음성 환자를 구분했다. 

 

나노 PCR 기기는 무게가 3kg 정도로 가볍고 가로와 세로 길이가 15cm, 높이가 18.5cm 정도로 휴대성이 좋다. MPN 용액도 수 mg 정도로 2만 명 정도를 진단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있다. 

 

연구를 이끈 천진우 IBS 나노의학 연구단 단장은 “나노 PCR 진단기기는 진단 속도가 빠르고 휴대성이 좋아 공항이나 회의실 입구로 가져와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며 “모양을 쉽게 바꿀 수 있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쉽게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천 교수는 “MPN을 이용한 진단 기술은 코로나19 검사뿐 아니라 인플루엔자, 메르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 검출에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재 1사이클 당 3개의 검체를 진단할 수 있는데 향후 검체 수를 늘리고 검사 속도도 빠르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단장이 직접 개발한 나노 PCR 진단 기기(모니터 앞)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커다란 기기가 기존에 쓰는 RT-PCR 기기다. 김우현(mnchoo@donga.com)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단장이 직접 개발한 나노 PCR 진단 기기(모니터 앞)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니터 오른쪽에 보이는 커다란 기기가 현재 쓰이는 RT-PCR 기기다. 김우현 기자 mnchoo@donga.com

관련 태그 뉴스

이 기사가 괜찮으셨나요?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17 + 5 = 새로고침
###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 고발 소재 등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