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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부활해 신곡 부르는 가수들…축복일까 논쟁의 시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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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부활해 신곡 부르는 가수들…축복일까 논쟁의 시작일까

2020.12.07 09:57
故김광석·김현식·터틀맨…'AI 음성재현' 활발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故) 김광석, 김현식, 거북이 리더 터틀맨(본명 임성훈)…. 음반이나 생전 라이브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이들의 목소리가 되살아나 새로운 곡을 들려준다면 어떨까.

 

최근 방송가를 중심으로 가수들의 음성을 AI(인공지능)로 재현하는 시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엠넷은 오는 9일과 16일 방송되는 '다시 한번'을 통해 거북이 리더 터틀맨과 김현식의 모습을 각각 복원하고, 이들의 목소리로 부른 신곡을 팬들과 가족에게 선물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최근 공개된 거북이 편 선공개 영상에는 멤버 지이·금비와 홀로그램으로 재현된 터틀맨이 완전체로 가호의 '시작' 리메이크 버전을 부르는 모습이 담겼다. 생전 희망차고 신나는 노래로 대중을 위로했던 터틀맨이 무대에 다시 등장하자 뭉클하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SBS TV는 다음 달 22일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 보컬 AI 기술로 '가객' 김광석의 음성을 복원한다. 예고편에서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부르는 목소리가 영락없는 김광석이어서 화제가 됐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올 연말 레이블 공연에서 '마왕' 신해철과 시공을 초월하는 무대를 꾸민다. 빅히트 측은 "AI 기술로 제작된 홀로그램을 통해 신해철과 빅히트 레이블 아티스트들의 컬래버레이션 무대가 구현된다"고 예고했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NHK와 야마하 등이 지난해 30주기를 맞은 국민가수 미소라 히바리를 AI로 부활시켜 신곡을 부르는 모습을 구현해냈다.

 

미국에선 이미 홀로그램 공연이 활발하다. 2012년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에 전설적 래퍼 투팍이 홀로그램으로 생생히 나타나 놀라움을 안겼고, 마이클 잭슨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2014년) 등장, 휘트니 휴스턴 홀로그램 투어 등이 이어졌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홀로그램을 만드는 등의 시도는 2010년대 초반부터 있었다"며 "요절한 '레전드'들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런 시도를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엠넷 '다시 한번'
 
[엠넷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각적 재현에서 한 발짝 더 나가 이전에 부르지 않았던 곡, 즉 새로운 콘텐츠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최신 AI 기술 덕분이다.

 

AI가 '딥러닝'으로 가수의 음색과 창법 등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음성을 생성하면 어떤 노래든 그 가수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기술 발전이 완전히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가능케 한 것이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더 이상 이들의 음악을 들을 수 없는, 단절된 이들을 기술을 통해 살려냄으로써 기술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쇼케이스"라고 말했다.

 

팬 입장에서는 멀리 있는 것만 같던 아티스트와 색다른 방식으로 교감할 수도 있다. 현역 아이돌 가수들도 이런 점 때문에 AI 기술을 활용한다.

 

엔씨소프트가 내년 초 선보이는 팬 플랫폼 '유니버스'의 '프라이빗' 기능이 한 예다. 가수가 녹음한 음성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AI 보이스'를 생성한 뒤 팬이 원하는 시간과 상황에 맞춰 전화를 걸어준다.

 

그러나 AI가 만들어낸 음악이나 친밀감 요소가 인간의 것과 같은 '아우라'를 지닐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도 있다.

 

팬들에게 놀랍고 감동적인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지만 '어딘가 두렵다'는 반응 역시 한켠에서 나오는 이유다. AI의 발전은 인간만이 예술 창작의 주체인지, 창작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등 새로운 쟁점도 열어젖혔다.

 

김작가 음악평론가는 "예술은 인간의 행위라고 하는 의식적인 합의가 있는 상태"라며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연주 습관을 정밀하게 분석해서 기계가 리코딩한 음반도 나온 적이 있다. 그런 것이 기술적으로는 대단한 성과가 될 수 있지만 예술적인 성과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용 가능성이나 부작용을 경계할 필요성도 있다. 정민재 평론가는 "당사자의 의지와 관계없는 신보가 나오는 등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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