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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반죽처럼 만든 갈륨, 기능성 소재로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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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반죽처럼 만든 갈륨, 기능성 소재로 재탄생한다

2021.01.04 12:22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순수한 액체 상태의 갈륨(a)에 흑연(b)을 섞은 뒤 수분 동안 저어주면(c) 밀가루 반죽 같은 형태의 복합소재(d)가 만들어진다.
로드니 루오프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단장 연구팀이 갈륨(Ga)을 혼합재를 섞어 밀가루 형태로 만들었다. 이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기능성 소재를 만들었다. 순수한 액체 상태의 갈륨(a)에 흑연(b)을 섞은 뒤 수 분 동안 저으면(c) 밀가루 반죽 같은 형태의 복합소재(d)가 만들어진다. IBS 제공

반도체와 발광다이오드(LED) TV의 핵심 소재인 갈륨(Ga)을 가공해 기능성 소재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로드니 루오프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 연구팀은 액체 상태의 갈륨에 각종 충전재를 섞어 전자파와 열을 차단하는 소재를 만들었다고 4일 밝혔다. 

 

갈륨은 현대 전자 산업에 필요한 핵심 원소다. 갈륨비소(GaAS)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고 LED TV는 질화갈륨(GaN)을 이용해 만든 청색 발광다이오드(LED) 덕분에 탄생했다. 하지만 갈륨은 물리적 성질이 우수한 데  비해 녹는점이 약 29.8도로 사람의 체온에서도 녹아 가공하기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순수한 갈륨에 다양한 충전재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단점을 극복했다. 액체 상태의 갈륨에 충전재를 혼합하면 밀가루 반죽처럼 꾸덕꾸덕한 상태가 된다. 그러면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꾸거나 면도칼로 쉽게 자를 수도 있어 액체 상태의 갈륨보다 가공이 쉬워진다.

 

연구팀은 혼합하는 충전재를 바꿔가며 어떤 물리적 성질이 나타나는지 확인했다. 먼저 A4 크기의 종이에 액체 갈륨과 산화 그래핀을 혼합한 소재를 코팅하자 최대 75dB(데시벨)의 전자파를 차단했다. 기존 소재의 차단 효율인 20dB보다 약 3.8배 높은 수치로 상업용뿐 아니라 군사용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또 다이아몬드 입자를 혼합해 만든 복합소재는 방열 소재로 활용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과 함께 이 복합소재와 순수한 갈륨의 열전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순수한 갈륨의 열전도율은 약 30W/mK였고 복합소재는 다이아몬드 입자 크기에 따라 열전도율이 최대 110W/mK였다. 열전도율이 높으면 열이 잘 분산되므로 이 소재를 활용해 전자기기를 만들면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1W/mK는 폭이 1m인 물체의 양쪽 온도 차가 1도일 때 1초에 1W(와트)에 해당하는 열에너지가 전달된다는 뜻이다.

 

연구에 참여한 벤자민 커닝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선임연구원은 “현재 시판되는 최고 수준 방열 소재보다 효율이 약 1.5배 좋은 소재를 만들 수 있었다”며 “응용 실험에서 높은 성능을 입증해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이번 연구는 액체 갈륨과 여러 크기의 충전재를 혼합하면 상온에서 액체 상태의 합금을 쉽게 가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CPU의 방열판, 전자파 차폐 소재, 의료용 임플란트 등 유연한 전자소자가 필요한 분야에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 인터넷판 1월 2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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