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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주민 몸에서 삼중수소 1g 나온다는 환경단체 대표…입장문에도 과학적 근거 못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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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주민 몸에서 삼중수소 1g 나온다는 환경단체 대표…입장문에도 과학적 근거 못밝혀

2021.01.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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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가 이달 19일 한국정책방송원(KTV)의 시사 프로그램인 '최고수다'에 출연해 "월성 원전 인근 주민들 몸에서 삼중수소가 매일 2000g씩 나오며 이는 한 사람당 1g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말했다. 최고수다 유튜브 캡처

한국정책방송원(KTV)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월성 원전 인근 주민 한 사람의 몸에서 매일 1g의 삼중수소가 나온다고 발언한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이달 19일 KTV 프로그램 최고수다에 출연해 "월성 원전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최소 2000명은 될 텐데 주민들 몸에서 매일 삼중수소 2000g이 나온다"며 "한 사람당 매일 1g이 나오는 셈인데 월성 원전을 20년 동안 가동해서 뽑은 삼중수소가 9000g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많은 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시 방송에서 정용훈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주민들의 방사선 피폭량을 바나나의 피폭량과 비교했던 발언에 대해 "바나나와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바나나에는 삼중수소가 아닌 포타슘(칼륨)이 들어있는데 이는 몸에서 바로 빠져 나간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원전 인근 삼중수소의 양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하는 의견에 대해서 “안전성 문제를 비켜 가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이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부실하게 승인한 주역들의 제자이고 후배들”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달 24일 자신의 SNS에 이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 교수는 SNS에서 "하루에 사람 몸에서 삼중수소 1g 나오면 확실히 죽는다"며 "이건 그냥 막말이고 방사선에 대한 무지 그 자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월성 원전에서 1년 동안 배출하는 삼중수소는 0.4g인데 어떻게 주민들 몸에서 매일 2000g이 나오나"며 "한 사람의 몸에서 1년에 삼중수소가 1g 나와도 치사량을 넘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월성 원전이 1년간 배출한 삼중수소 0.4g 중 극미량을 섭취해도 피폭량이 1년에 바나나 6개(포타슘), 혹은 커피(포타슘) 15잔, 멸치(폴로늄) 1g을 섭취했을 때 피폭량과 같다"며 "월성의 삼중수소가 위험하면 바나나 6개, 커피 15잔, 멸치 1g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틀린 이야기를 잔뜩 하고 월성 원전 연장 운영을 허가한 사람들의 후배이고 제자라서 물타기한다고 주장하는 건 거의 음모론"이라고 밝혔다.

 

바나나에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의 매우 소량의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다. 삼중수소는 물론이고 포타슘의 동위원소인 포타슘40도 들어있다. 포타슘은 자연 상태에서 동위원소인 포타슘39, 포타슘40, 포타슘41 형태로 존재하는데 유일하게 방사능을 띠는 포타슘40은 전체 포타슘의 0.012%에 머문다. 바나나 100g에는 포타슘40이 대략 0.00003936g 들어있어 한 번에 1000만개 정도를 먹지 않으면 방사능에 피폭될 염려는 없다. 

 

중앙일보가 이달 25일 이 대표가 방송에서 주민 몸에서 1g 삼중수소가 나온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하자 이 대표는 다음 날인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월성 원전 주변 주민의 1년간 피폭량을 바나나, 멸치에 비유한 기사 내용이 과학적, 윤리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기 위한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입장문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일반인이 1년간 삼중수소 체내 피폭량이 멸치 1g 정도 밖에 안된다는 내용을 보면 극히 미미한 양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멸치 1g의 삼중수소가 연간 체내 흡수돼 피폭되는 양은 적은 양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설명한 것이지 삼중수소 1g이 몸에서 나온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별도의 전화 통화에서 "(2000g과 관련한)당시 발언은 과학적 근거가 아닌 비유였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바나나, 멸치와 삼중수소 피폭을 비교하는 건 과학적으로 합당하지 않고 주민들의 생명을 경시하는 비유"라며 "원자력계는 헛된 논쟁을 하지 말고 안전을 위한 실효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서도 도를 넘은 발언이었다는 취지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탈핵 운동가는 "월성 원전의 노후화 문제나 당시 삼중수소의 비정상적인 배출 원인을 밝히는 쪽으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며 "위험성을 강조한다고 과도한 표현을 써서 오히려 정치적 논란으로만 이어지거나 환경운동을 비과학적으로 비쳐지게 하는 방식은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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