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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또 변경…기본계획 변경만 3차례 중이온가속기 ‘애물단지’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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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또 변경…기본계획 변경만 3차례 중이온가속기 ‘애물단지’ 전락하나

2021.02.12 10:00
기초과학연구원이 대전에 건설 중인 라온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기초과학연구원이 대전에 건설 중인 라온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은 지난 1월 4일 신년사를 통해 중이온가속기가 당초 목표인 2021년 내 구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진단에 따라 “중이온가속기 건설구축사업 및 사업단 운영에 대한 미래 방향을 재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업단과 국내외 전문가, 핵물리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정부와 긴밀한 전략적 협의를 통해 추진방향을 재설정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권면 IBS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장은 지난해 10월 20일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2021년 말 완공하기에는 일정과 예산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2011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약 10년간 추진됐던 중이온가속기 ‘라온’ 구축사업이 3차례의 기본계획 변경에도 불구하고 최종 구축 완료 목표 시점이었던 2021년 말 구축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총사업지 1조5183억원 규모로 추진된 라온 구축사업은 일정관리와 사업 관리 실패, 연구개발(R&D) 난항 등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다. 10년 가까이 추진한 사업 지연과 실패에 대한 책임이 필요하고 구축사업의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 국내 최대 규모 대형기초연구시설 ‘라온’

 

중이온가속기 ‘라온’은 자연계에서 가장 무거운 원자핵을 가진 우라늄 입자를 무거운 이온 상태로 가속시켜 다른 표적에 충돌시킨다. 이때 2차로 생성되는 입자를 이용해 주기율표 상에 존재하지 않는 원소를 찾아내 우주 탄생의 근원을 연구한다. 희귀 동위원소를 발굴해 암 치료 등 의료 분야에도 활용할 수도 있다. 중이온가속기는 기초과학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불리기도 한다. 일본과 중국, 캐나다가 운영중이며 한국과 미국, 유럽이 구축중이다. 

 

라온 구축사업은 2011년 4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사업이 추진됐다. 같은해 12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중이온가속기 구축을 통해 국내 기초과학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반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라온은 두 종류의 희귀동위원소 생성 방식을 동시에 사용하는 세계 유일의 중이온가속기로 구축 중이다. 두 종류의 희귀동위원소 생성 방식은 온라인분리법(ISOL)과 비행분리법(IF)으로 나뉜다. ISOL은 두꺼운 표적에 가벼운 양성자 빔을 충돌시켜 저에너지 동위원소 빔 생성을, IF는 얇은 표적에 무거운 중이온 빔을 충돌시켜 고에너지 동위원소 빔을 생성한다. 

 

이를 위해 중이온가속기는 가속장치와 가속장치를 뒷받침하는 기반장치, 가속된 빔을 이용하는 실험장치,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장치 등 크게 4종류의 장치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 핵심은 가속장치다. 

 

가속장치는 저에너지구간 초전도가속모듈(QWR)과 반파장공명장치(HWR)-A와 HWR-B, 단일스포크가속관(SSR)1과 SSR2 등 5개 초전도가속모듈로 구성된다. 이들은 우라늄 중이온 빔을 만드는 에너지를 생성한다. 모든 초전도가속모듈은 실제 운전상황과 동일한 저온 가속 성능 시험을 통과한 뒤 설치된다. 이 가운데 QWR·HWR 초전도가속모듈은 저에너지 가속구간(SCL3)에, SSR 초전도가속모듈은 고에너지 가속구간(SCL2)에 활용된다. 

 

● 저에너지 가속장치 구축 지연...고에너지 가속장치 성능 확보 시점 불확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한국연구재단을 중심으로 사업현황 진단을 위한 점검이 이뤄졌다. 조무현 포스텍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점검단의 점검 과정에는 이탈리아 핵물리국립연구소, 일본 고에너지가속연구소, 스웨덴 유럽파쇄중성자원, 미국 FRIB 등 해외 가속기 전문가들의 자문도 진행됐다. 점검 결과 현재 라온의 저에너지 가속장치 구축은 지연되고 있으며 고에너지 가속장치 성능 확보 시점은 불확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저에너지 가속구간인 SCL3 설치가 시작된 단계다. 고에너지 가속구간인 SCL2는 아직 설치가 시작되지 않았으며 시제품 제작중이다. 초전도가속모듈 HWR은 제작 및 설치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SCL2와 SCL3의 빔 인출은 미완료된 상태다. 저에너지 가속장치인 QWR과 HWR 중 QWR은 지난해 9월 제작 및 설치가 완료됐고 HWR은 본제품 제작중이다. 올해 9월까지 완료 계획이지만 제작 공급 물량 및 성능 시험 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고에너지 가속장치의 성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제작 및 설치 일정 등 사업기간 예측에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SR 초전도가속모듈 성능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으며 시제품의 성능 확보 시기도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사업 기간 연장은 물론 총사업비 증액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사업단은 2021년 구축 완료에서 2025년으로 4년 더 연장하는 방안과 사업비 1444억원을 증액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권면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장은 “올해 안에 저에너지 가속장치의 성능 시험까지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사업 관리에서도 허점 드러내

 

점검단의 점검 결과 기술적 전문성은 물론 대형사업 관리 경험 등 리스크 관리에서도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가속기 구축에 필요한 분야별 제작, 경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해 문제해결 능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핵심장치를 1개 업체가 사실상 독점, 사업 전체가 해당 업체의 제작 일정에 좌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전문가의 도움에 소극적이며 직원들의 소속감 부족으로 갈등이 내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은 최근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크고 작은 지적을 받으며 부침을 겪기도 했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는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 정규직원 채용 과정에서 응시자와 친분 관계에 있는 면접위원을 참여시킨 불공정 채용이 지적받기도 했다. 2018년 국감에서는 사업단의 보직수당 지급과 건물 임대료 지급 등 과정에서 연구비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사업단은 오는 8월까지 저에너지 구간의 가속기 구성장치 설치를 완료하고 저에너지 가속 빔 인출 전 단계인 시운전에 들어갈 계획이다. 점검단은 이와 관련 2021년까지 저에너지구간 중심으로 우선 구축하고 시운전에 집중하되 고에너지 가속장치는 선행 연구개발(R&D) 수행 후 장치 제작 및 구축에 착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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