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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만 반복하는 수학·과학 교육과정…현장 고려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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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만 반복하는 수학·과학 교육과정…현장 고려는 없었다

2021.02.17 23:11
17일 제1차 교육정책포럼
기초과학학회협의체(기과협)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17일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온라인으로 ‘수학·과학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정책 포럼’을 열고 수학, 과학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향후 개정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한화학회 유튜브 채널 캡처
기초과학학회협의체(기과협)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17일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온라인으로 ‘수학·과학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정책 포럼’을 열고 수학, 과학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향후 개정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한화학회 유튜브 채널 캡처

2025년 고교학점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 교육과정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수학과 과학 교육과정이 교육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채 개편을 위한 개편만 반복하고 있다는 과학계와 수학계 지적이 나왔다. 수업시간의 고질적인 부족과 잦은 개편에 따른 현장의 고충, 지능정보 시대에 역행하는 수학 교육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기초과학학회협의체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17일 ‘수학·과학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정책 포럼’을 열어 수업 시간 부족, 선택 과목 제도로 나타나는 부작용, 잦은 교육과정 개편으로 교사들이 겪는 고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골자로 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된다. 새 교육과정 도입을 4년 앞둔 가운데 국내 수학·과학 교육 전문가들은 현재 시행 중인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교육부의 교육과정 개편 방향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날 주제 발표는 김화경 상명대 수학교육과 교수, 정대홍 서울대 화학교육과 교수, 홍창섭 경희여고 교사, 남경식 잠신고 교사가 맡았다. 지정 토론에서는 오병근 한양대 수학교육과 교수, 정용욱 경상대 물리교육과 교수, 김현정 공주대 화학교육과 교수, 심규철 공주대 생물교육과 교수, 황청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발표자 4명의 발표 내용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김화경 상명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수학 내용 재구조화 버퍼링’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2018년 진행한 설문 조사를 근거로 OECD 회원국의 주평균 고등학생 수학 수업 시간이 238.8분인 반면 한국은 185.7분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수학 단원을 문자와 식, 규칙성, 함수처럼 수학 지식을 강조하기보다 ‘변화와 관계’ 같은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지능 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행렬, 벡터, 알고리즘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홍창섭 경희여고 교사는 잦은 교육과정 개편으로 인해 교사가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홍 교사는 과거 10년 주기로 교육과정이 바뀐데 비해 최근에는 2~7년 주기로 바뀐다며 교사와 학생이 새로운 교육과정에 적응하기도 전에 다시 교육과정이 바뀐다고 지적했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선택 과목 제도 역시 2022 수능 기준 정시 확대와 맞물려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실용 수학, 수학과제 탐구, 인공지능 수학은 외면받을 거라고 예상했다.

 

정대홍 서울대 화학교육과 교수는 학습 내용을 줄여도 학생 대부분이 남은 시간에 선행 학습을 하기 때문에 학습 부담은 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려면 고등학교에서 화학1, 화학2를 배워야 하는데 화학2 대신 상대적으로 쉬운 지구과학2를 선택해 전공 공부에 영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남경식 잠신고 교사는 2015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학생 참여형 수업을 제대로 실행하기에는 과학 과목에 할당된 수업 시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과학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양으로서의 수학 지식을 미래 시민들인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지만 교육부가 수학과 과학 교과과정을 주도하고 있어 과학계나 수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며 "수업 부담을 줄이겠다는 논리로 다음 세대의 시민 사회에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교양과 지식의 전달이 차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인공지능과 수학 교육 강화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과기정통부 장관이 미래 인재 양성에 필요한 과학과 수학 교육에 대해 아무런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구조인 게 한국의 현실"이라며 "현재의 틀을 바꾸지 않는한 한국의 과학과 수학 교육의 학력 저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이우일 한구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이공계 대학 현장에서는 갈수록 수준이 저하되는 과학과 수학의 교육 현실을 크게 우려한다"며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수학의 기초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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