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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통계학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혈전생성 주장 신빙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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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통계학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혈전생성 주장 신빙성 있나”

2021.03.16 17:35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한 옥스퍼드대 아스트라제네카 로고와 백신. AFP/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한 옥스퍼드대 아스트라제네카 로고와 백신. AFP/연합뉴스 제공

노르웨이와 이탈리아 등 유럽 14개국에 이어 독일, 프랑스 등도 15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 등 부작용이 발견돼 18일 유럽의약품청(EMA)의 백신과의 연관성 조사 결과 발표가 있기까지 유보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유럽 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유보 조치가 나온 가운데 15일(현지시간) 영국의 통계학자 데이비드 스피겔할터가 “옥스퍼드 백신이 혈전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없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우려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글을 ‘오피니언’에 공개했다. 데이비드 스피겔할터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케임브리지대의 ‘윈턴 위험 및 증거 커뮤니케이션 센터’ 회장을 맡고 있다. 2017~2018년 영국 왕립통계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 저술한 ‘아트 오브 스태티스틱스(The Art of Statistics)’가 지난해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통계학 수업’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번역서가 출간됐다. 

 

스피겔할터 교수는 “데이터에서 패턴을 발견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 인과관계를 찾는 데는 주의해야 한다”며 “새로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이해할 수 있고 의심되는 반응은 반드시 과학적으로 조사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인과관계를 거론하는 것에는 반대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기고문을 시작했다. 

 

스피겔할터 교수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혈전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백신이 혈전의 원인인지 여부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EMA가 약 500만건의 백신 접종 사례에서 30건의 혈전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고 했을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백신 접종이 아닌) 일반적인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혈전 환자들이 나오고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스피겔할터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케임브리지대 제공.
데이비드 스피겔할터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케임브리지대 제공.

스피겔할터 교수는 의학 통계를 인용했다. 통계에 따르면 혈액이 응고돼 혈관을 막는 질환인 ‘심부정맥 혈전증(DVT)’의 경우 전세계에서 매년 10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ㅂ다은 고령층의 경우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수치를 바탕으로 500만명이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 연간 5000명 이상의 DVT가 발생할 수 있다. 

 

스피겔할터 교수는 또 임상시험 통계 데이터도 거론했다. 백신 임상시험에서 참가자들은 보통 2개 그룹으로 나뉘어 1개 그룹은 백신을 다른 그룹은 위약을 접종받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 전원은 자신이 실제 백신을 접종받았는지 여부는 모른 채 그들이 경험한 부작용을 보고했다. 

 

그 결과 실제 백신을 투여받은 사람의 38%가 이상 반응을 보고했다. 위약 대조군에서도 부작용을 보고한 사례는 28%에 달한다. 스피겔할터 교수에 따르면 임상 참가자 2만4000명 중 심각한 부작용을 보고한 사례는 1% 미만인 0.7%로 168명에 달하는데 이 중 위약 대조군이 조금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은 짧은 기간동안 비교적 적은 규모의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 백신 접종 이후 데이터도 중요하다. 영국에서는 ‘옐로우 카드’ 시스템을 통해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다. 2월 28일까지 약 1000만 도스가 접종된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옐로우 카드’는 5만4000건으로 보고돼 0.54%를 나타냈다. 임상시험에서보다 실제 접종에서 부작용 사례 비중은 더 적은 셈이다. 스피겔할터 교수는 “물론 옐로우 카드 시스템은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이 아닌 의료진이 보고한 것이라는 차이는 있다”고 덧붙였다.

 

스피겔할터 교수는 “데이터만을 놓고 보면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은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백신에 의한 심각한 사례가 드물게 나타날 수 있지만 아직 그 징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명확한 인과관계나 패턴이 없는 경우에도 패턴을 찾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일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 주장하기 전에 겸손함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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