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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가동중단 장기화...의료방사성동위원소 수급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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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가동중단 장기화...의료방사성동위원소 수급 차질

2021.03.22 06:00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국내 유일의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가 약 7년째 사실상 ‘휴업’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2014년 7월 내진성능 보강을 위해 약 2년 반 동안 장기간에 걸쳐 가동이 중단된 이후 시운전을 제외하면 정상 가동한 기간은 약 85일로 100일이 채 안된다. 최근에는 2019년 12월 6일 자동정지로 가동이 중단된 뒤 약 1년 3개월간 재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항암치료와 비파괴검사에 쓰이는 동위원소 연구와 생산은 물론 하나로에서 생성되는 중성자빔을 이용한 신소재 연구 등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 노후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설비 수급 차질

 

21일 과학계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운영중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는 올해 1월 재가동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명확한 재가동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하나로는 우라늄의 핵분열 연쇄반응에서 생성된 중성자를 이용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 목적의 원자로다. 의료용·산업용 방사성동위원소도 생산할 수 있다. 열출력 30메가와트(MW) 규모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설계·건설해 1995년부터 운영중이다. 


상용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에 비해 열출력이 약 100분의 1 수준이다. 원자력발전소가 고온고압 조건인 약 340도, 150기압에서 운전하는 것과 달리 상온(45도) 대기압(1기압) 환경에서 가동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14년 7월 이후 약 7년 동안 잦은 설비 고장으로 가동일이 85일에 그친다. 2014년 7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원자로 건물 내진성능 보강을 위해 장기간 가동중단했다. 같은해 12월 5일 재가동했지만 6일만에 가동 정지됐고 2018년 5월 15일 재가동한 뒤 두달여만인 7월 30일 운전중 정지봉 공기압조절기 이상으로 정지된 뒤 제대로 가동을 못하고 있다. 


현재 하나로는 열교환기 보수작업 및 점검이 진행중이다. 열교환기는 유럽에서 수입하는 설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기용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중성자연구단장은 “20여년 전에 구매한 설비로 공급사에 재고가 남아있지 않아 별도로 제작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며 “노후화로 인해 설계수명이 다한 설비들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정부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소홀히 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중성자빔 활용 연구 ‘올스톱’


2018년 7월 이후 하나로가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면서 의료용·산업용 방사성동위원소 공급은 물론 중성자빔을 활용한 연구개발도 ‘올스톱’된 상황이다. 


하나로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는 아이오딘(I)-131이다. 하나로는 의료용 I-131 국내 수요량의 약 70%를 공급한다. 산업현장에서 생산되는 제품 내 기공이나 균열, 용접부 결함 등을 제품을 파괴하지 않고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비파괴검사’용 방사성동위원소 테크니슘(Tc-99m), 이리듐(Ir)-192 등도 하나로에서 생산해 국내에 공급하지만 하나로 가동 정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원료 방사성동위원소를 국내 생산하지 못하면서 수입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연간 약 15억원, 비파괴검사 제조기업 피해는 연간 최소 수십억원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하나로 내 핵분열시 발생하는 중성자빔을 활용한 대전력 반도체 도핑 연구, 첨단 소재 물성 연구도 차질을 빚고 있다. 최기용 단장은 “하나로 핵분열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뽑아낸 중성자빔은 물질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일종의 현미경”이라며 “중성자빔 생성을 못하면서 관련 연구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노후화로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하나로와는 별도로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새로운 연구용 원자로 건설을 추진중이다.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을 목적으로 건설이 추진중인 원자로는 이르면 올 연말 착공된다. 최기용 단장은 “경주와 포항지진으로 정밀설계 점검이 진행돼 일정이 지연됐다”며 “일정 지연으로 인한 추가 예산 적정성 평가가 마무리되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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