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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교수들 "노조가 학내 다른집단 배제하고 문제 증폭"...총장 사퇴 진실공방에 학내 갈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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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교수들 "노조가 학내 다른집단 배제하고 문제 증폭"...총장 사퇴 진실공방에 학내 갈등 악화

2021.03.24 07:58
김기선 GIST 총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GIST 제공
김기선 GIST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GIST 학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GIST 제공

총장을 하면서 연구 수당을 받아 업무소홀 논란에 휩싸인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김 총장이 사의 표명후 하루만에 번복해 학내 논란이 가중돼고 있다. 김 총장을 둘러싼 논란은 노조와 교수 간 갈등으로 번지며 학내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태에 책임이 있는 김 총장은 정작 입장을 밝히지 않고있다. 이에 따라 김 총장의 거취를 결정할 GIST 이사회가 열리는 30일 전까지 이런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GIST 노조가 김 총장의 자질 문제를 잇따라 제기하며 시작됐다. GIST 노조는 12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김 총장에 대한 중간평가 설문을 실시한 결과 35.2점을 받았다며 집행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GIST 총장에 대한 직원 중간평가는 처음이다. 노조는 이어 김 총장의 연구 중 겸직을 통한 수당 수임에 문제를 제기하고 매월 인사이동을 실시하며 직원의 피로감이 극심하고 3명의 여직원이 잇따라 유산하는 등 문제가 크다며 김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노조의 잇따른 문제 제기는 총장이 노조 측에 취임 후 인사와 관련된 문제 등을 놓고 약속한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김 총장은 2019년 3월 8일 취임했다. 이충기 GIST 노조위원장은 “취임 후 총장이 약속했던 사항들이 취임 2년이 다가옴에도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 정책에 따라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화하는 과정 등이 이어지며 직원들에게 이어지는 부당한 대우 등이 문제가 됐고 이와 관련한 개선사항을 총장이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 제기를 이어간 노조는 설문 결과를 발표한 날인 12일 학교에 학교 발전 태스크포스(TF) 구성, 부총장과 처장 등 경영진 교체, 직원 인사위원회 10인 구성을 노사 각 3명과 외부 추천 2명씩으로 할 것, 인권 및 차별방지 정책 시행 등을 4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총장단과 노조는 교섭을 거처 17일 오후 6시 요구사항에 대한 합의를 완료했다.

 

그러나 18일 오전 중 교수들 약 30명이 총장을 만나며 상황이 반전됐다. 22일 GIST 교수평의회가 배포한 입장문에 따르면 교수들은 18일 오전 총장 만나 직원 인사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항은 근로조건과 관련이 없는 사항으로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전달했다. 교수들의 총장 방문 이후인 오전 11시에 김 총장은 태도를 바꿔 노조 측에 합의를 번복하겠다고 알려 왔다.

 

김 총장의 사의 표명은 합의 번복을 노조에 알린 직후 나왔다. GIST 홍보팀은 18일 오후 1시 40분경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김 총장과 부총장단이 최근 논란에 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는 홍보팀을 담당하는 기획처장이 작성해 초안을 교수평의회 의장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하던 김 총장에게 휴대전화 통화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음날인 19일 오전 김 총장이 사의를 번복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사태는 사퇴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19일 전자신문에 따르면 김 총장은 “사퇴와 사의라는 말을 꺼낸 적이 없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했다”며 “총장이 결재하지 않는 보도자료가 어떻게 외부로 나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기획처장은 “보도자료 내용을 부총장과 처장 등 10명이 함께 확인했다”며 반박했다. GIST에 따르면 보도자료는 통상 총장을 최종 결재자로 두지 않고 배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GIST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장은 또 이사회에는 사의 의사를 전달하고서 19일 오전 부총장과 홍보팀이 반박 보도자료를 준비중이던 장소를 방문해 전날 배포된 사퇴 보도자료를 회수할 수 있냐고 질문하는 등 알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일부에선 김 총장이 23일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내부 논의를 거쳐 없었던 일로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GIST 보도자료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해 혼란을 주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총장과 부총장단이 사임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김영집 대외부총장은 사임할 뜻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GIST 부총장은 교학부총장과 연구부총장, 대외부총장을 포함해 3명이다. 교학부총장과 연구부총장은 교원이 보직을 받은 것으로 부총장을 사임해도 교원 자격이 유지된다. 반면 김 대외부총장은 외부 영입 인사로 사임과 동시에 GIST를 떠나게 된다.

 

김 총장을 둘러싼 이번 사태는 교수와 노조 갈등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GIST 교수평의회는 긴급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참석자 131명 중 82.4% 찬성으로 채택된 성명서를 22일 배포했다. GIST 교원은 지난해 2월 기준 199명이다. 성명서는 총장과 노조 집행부 사이 부당한 합의가 시도됐다며 전말을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수평의회는 “노조 집행부가 연일 언론에 비방거리를 제공하면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총장과 일괄 수용하는 합의를 하려 했다”며 "직원 인사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항은 단체교섭 대상이 아님에도 불법적인 요구가 자행됐고 총장 또안 이를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려 했다"고 밝혔다. 또 "노조 집행부가 행정업무에서 입수할 수 있는 총장 개인정보를 이용해 직원 인사위원회를 통제하에 두려 했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초대 교수평의회 의장을 맡은 전창덕 GIST 생명과학부 교수도 내부게시판에 두 차례 게시글을 게재하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전 교수는 19일 글을 통해 “학교의 미래가 걱정되고 총장과 경영진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교수와 학생, 연구원 집단은 철저히 배제한 채 노조만의 단체행동과 성명서를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언론에 배포해 마치 모든 구성원이 현 경영진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것처럼 문제를 증폭시켰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22일 게시한 두 번째 글을 통해서도 노조와 총장 간 합의사항에 대해 비판했다. 전 교수는 “학교 발전 TF팀 구성을 뜬금없이 총장과 노조만의 양자 협상 테이블 위에서 은밀히 작성되고 서명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경영진 교체 요구도 인사권 침해에 해당하고 인사위 5대 5 구성도 법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인사위 5대 5 구성에 대해서 오해가 있다며 직원 인사위원회가 아닌 인사이동 규칙에 대해 논하는 위원회를 만들자고 요구한 것이라 반박했다. 이충기 위원장은 “인사이동이 전혀 예측가능하거나 투명성이 없어 인사이동이 쟁점이 됐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안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총장 개인정보를 이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나온 정보를 토대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의 재산 내역이나 과제 수행 정보 등은 공개 정보라는 것이다. 교수평의회 측과 노조 측은 20일 한 차례 만났으나 입장차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내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사태의 중심에 선 김 총장은 정작 책임지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총장은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는 입장만 표명할 뿐 언제 발표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 총장이 문제 제기와 갈등에 대해 별다른 태도를 취하지 않은 채 오히려 사임을 둘러싼 논란을 일으키면서 GIST 사태는 점차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GIST의 한 직원은 “GIST 내부에서는 최근 총장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 자체를 어디에 말하기 부끄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 총장의 거취는 30일 열리는 GIST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기사가 나간 뒤 GIST 측에서 알려와 기사를 일부 수정합니다. 'GIST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보도했으나 GIST 측에서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은 총장 사례가 추가로 있음을 알려왔습니다. 허성관 4대 총장이 임기를 2007년 2년 6개월 남겨두고 갑작스레 사임한 사례가 있으며 김영준 6대 총장도 2014년 임기를 1년 8개월 남겨두고 사퇴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두 경우는 이번 사례와 달리 사표가 바로 수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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