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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주쓰레기 사냥꾼”…한국도 우주쓰레기 청소 위성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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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주쓰레기 사냥꾼”…한국도 우주쓰레기 청소 위성 만든다

2021.03.26 08:00
뉴스페이스 화두 된 우주 쓰레기 산업
NASA 제공
지구 저궤도에 몰려 있는 우주쓰레기. NASA 제공

이달 22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한국의 차세대중형위성 1호와 함께 러시아 소유스 2.1a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한 일본 기업의 위성에 전 세계 우주 산업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다국적 우주벤처 아스트로스케일이 개발한 우주 잔해 수거위성인 'ELSA-d' 위성이다. 

 

우주 궤도에 버려진 각종 로켓과 위성 잔해를 잡아당겨 포획한 뒤 대기권으로 끌고 내려와 불태워 없애는 임무를 맡고 있어 우주 산업계에서는 '우주 청소부 위성', '우주쓰레기 사냥꾼'으로 불린다. 

 

아스트로스케일은 청소부 노릇을 할 무게 175kg의 수거위성과 함께 우주 쓰레기 역할을 할 17kg의 위성을 함께 우주에 올려보내 제거 시험에 나섰다. 이 시험에 성공하면 민간기업 가운데 우주 쓰레기 제거에 성공한 첫 사례가 된다. 

 

22일 한국의 차세대중형위성과 함께 우주로 발사된 민간 최초의 우주쓰레기 청소 위성. 일본·영국·싱가포르 다국적 우주 벤처인 아스트로스케일이 개발했다. 청소부 노릇을 할 추적 위성(왼쪽)과 우주쓰레기 역할을 할 표적 위성으로 이뤄졌다. 아스트로스케일 제공
22일 한국의 차세대중형위성과 함께 우주로 발사된 민간 최초의 우주쓰레기 청소 위성. 일본·영국·싱가포르 다국적 우주 벤처인 아스트로스케일이 개발했다. 청소부 노릇을 할 추적 위성(왼쪽)과 우주쓰레기 역할을 할 표적 위성으로 이뤄졌다. 아스트로스케일 제공
○ 그물 던지고 작살 꽂고 자석으로 당기고…우리는 우주쓰레기 사냥꾼

우주 쓰레기 제거 산업은 최근 급속히 확장하는 우주산업에서 중요한 틈새 시장이 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주도하는 재활용발사체 시장이 위성 산업의 인정을 받으면서 최근 10년새 우주로 향하는 인공위성 숫자는 급속히 늘고 있다. 

 

우주는 무한하지만 지구 주변의 우주 궤도는 크고 작은 위성들로 급격히 포화상태로 가고 있다. 향후 10년간 발사 예정인 위성은 약 5만5000기로 추산된다. 미국의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리는 수량만 인터넷 서비스용 위성인 ‘스타링크’ 1만2000기를 포함해 약 4만여 기에 이른다. 

 

이들 위성은 우주쓰레기 충돌 위협에 시달리지만 고장 나거나 수명이 다하면 ‘가해자’인 우주쓰레기로 돌변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올해 1월 공개한 우주 파편 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 400~1000km 저궤도에는 이미 이런 우주쓰레기가 9000t가량이 날고 있다. 10cm 이상 파편은 최소 2만6000개, 1cm 수준의 파편은 50만 개가 넘는다. 1mm로 소금 한 톨 크기인 아주 작은 파편은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데 1억 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런 파편은 총알보다 빠른 초속 7~8km의 속도로 날아다니며 인공위성들을 위협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 파편에 맞으면 정상적인 위성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수준이다. 더 많은 위성을 안정적으로 쏘아올리려면 우주궤도에 버려진 이런 잔해들을 없애거나 위성을 고쳐써야 한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미 발 빠른 국가들과 기업가들이 우주 쓰레기 청소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3년 설립된 아스트로스케일은 창업 시작부터 우주 쓰레기 청소를 내세우며 우주 투자가들 사이에 관심을 모았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2016년 우주쓰레기를 제거하겠다며 청소 위성을 발사했다. 

 

영국 서리대는 유럽연합(EU)의 공동출자를 받아 2018년 '리무브데브리스(RemoveDebris·파편 제거)'라는 이름의 청소 위성을 보냈다. 이 위성은 그물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고, 떠돌아다니던 태양전지판에 작살을 꽂아 포획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러시아도 지난해 우주 파편을 거미줄처럼 낚아채 대기권에 투하하는 수거 위성 개발을 시작했다. 유럽우주국(ESA)은 2025년 청소 위성 클리어스페이스-1호를 보낸다.  

 

노스롭 그루먼 제공
노스롭그루먼이 2020년 고장 난 정지궤도 통신위성을 수리하기 위해 올려 보낸 임무연장위성(MEV)-1. 노스롭그루먼 제공
○ 수리해서 계속 쓰는 위성 애스터서비스(AS)

고장나거나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수리하는 위성 애프터서비스(AS) 분야인 ‘궤도상 서비싱(on-orbit servicing)’ 시장도 크고 있다. 통상 한 번 쏘면 쓰고 버려서 '1회용 호화 사치품'으로 불리던 위성 시장에 재활용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방산업체인 노스롭그루먼은 지난해 수리 임무를 띤 임무연장위성(MEV)-1을 쏘아 올렸다. MEV-1은 정지궤도 통신위성인 인텔샛 901이 자세제어에 실패하며 궤도에서 이탈하자 이 위성 가까이 다가가 뒤에서 껴안듯 붙잡아 제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지금도 MEV-1은 인텔샛 901을 붙잡고 있다.

 

김해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위성을 새로 개발해 발사하는 데는 3000억~4000억 원이 들지만 MEV-1의 서비스는 5년간 약 780억 원에 불고하다”며 “MEV-1은 5년 뒤 임무가 끝나면 서비스가 필요한 다른 위성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롭 그루먼은 지난해 인텔샛 10-02의 AS 위성인 MEV-2도 발사했다.  


한국도 우주쓰레기 청소 위성 개발을 검토 중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50kg 이하의 초소형 위성을 보내 클라이언트 위성에 접근한 뒤 로봇팔로 붙잡아 자세제어를 하고 궤도 변경을 시도하며 최종적으로 대기권으로 끌고 내려와 불타 없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부터 5년간 기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우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인공위성이 궤도에서 25년 이상 머물지 않고 자체 추력을 이용해 대기권으로 떨어뜨리는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걸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7월 ‘우주쓰레기 경감을 위한 우주비행체 개발 및 운용 권고(안)’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국제우주쓰레기조정위원회(IADC) 총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김 책임연구원은 “아리랑 3호와 아리랑 5호가 발사된 2012~2013년만 해도 우주쓰레기 충돌 위협은 연간 평균 1회꼴이었지만 지금은 연간 2~3회로 늘었다”며 “현재 기획 단계인 정지궤도위성 3호나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에는 설계부터 우주쓰레기 가이드라인 적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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