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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항우연, 조광래 전 원장 징계 두고 '의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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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항우연, 조광래 전 원장 징계 두고 '의견차'

2021.03.25 19:27
과기정통부 감사 처분 부당, 조광래 전 항우연 원장 재심의 신청
2013년 2월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나로호 발사 성공기념 특별포상 수여식에서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맨 왼쪽) 등 훈.포장 대상자들이 수여식을 마친뒤 인사하기 위해 도열해 있다. 연합뉴스 제공
2013년 2월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나로호 발사 성공기념 특별포상 수여식에서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맨 왼쪽) 등 훈.포장 대상자들이 수여식을 마친뒤 인사하기 위해 도열해 있다. 연합뉴스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재임 시절 권한을 남용해 특정인의 채용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항우연에 중징계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항우연이 과기정통부에 재심의를 신청했다. 항우연은 조 원장이 권한을 남용한 근거가 없다며 과기정통부에 이달 23일 중징계 요구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학 과기정통부 감사관은 25일 전화통화에서 “어제(24일)가 재심의 청구 마지막 날이었고, 23일 항우연이 재심의를 신청한 것으로 안다”며 “규정에 따라 최장 두 달 내에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심의가 신청되면 감사실은 내용을 검토한 뒤 감사처분심의위원회를 열어 두 달 내에 중징계 요구를 관철할지 최종 처분을 내려야 한다. 


조 전 원장은 2002년부터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 개발을 이끈 개발 핵심 주역 중 한 명이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항우연 제10대 원장을 지냈다. 원장을 물러난 뒤에는 항우연 책임연구원 신분으로 나로호의 후속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과 후속 발사체 연구를 지원해왔다. 


언론보도와 과기정통부 감사실에 따르면 이번 문제는 지난해 말 항우연 종합감사 기간 중 설치한 부정비리신고센터에 조 전 원장에 대한 제보가 접수되면서 시작했다. 조 전 원장이 2017년 8월 원장으로 일하는 동안 민간항공사에서 퇴직한 항공전문가인 A씨에 대한 특별채용을 지시했다는 것이 제보의 내용이다. 과기정통부 감사실은 제보 내용을 검토한 결과 감사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고 감사에 착수했다.

 

항우연에 대한 종합감사는 과기정통부가 매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출연연 25개 가운데 5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통상적인 감사였다. 당시 부정비리신고센터에는 조 전 원장 관련 제보 외에도 10여 건이 접수됐다고 과기정통부 감사실은 밝혔다.  이 감사관은 “제보가 들어온다고 모두 감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고 조사할 만한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감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현 정부에서는 특히 채용 비리를 엄격하게 다루고 있으며, 합격이 된 경우에는 중징계 처분을 내린다”고 말했다. 징계 수위는 중징계, 경징계, 주의·경고 순으로 낮아진다. 

 

과기정통부 감사실은 항우연이 재심의를 신청해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조 전 원장이 채용 특혜를 제공했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감사관은 “재심의 신청서 내용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내용이 타당하다면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기존의 감사 결과가)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원장은 항우연이 재심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 감사 처분을 내린 핵심 근거가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원장은 “대검찰청 형사부가 내린 직권남용의 정의에 따르면 누군가에게 권한을 강압적으로 행사해서 그 사람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며 “하지만 과기정통부의 감사 처분 내용에는 누구에게 직권을 남용했는지 근거가 제시되지 않고 포괄적인 직권 남용으로 적시했다”고 밝혔다. 

 

조 전 원장은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감사 처분 결과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항공사를 퇴직하는 A씨의 경력이 항우연에 도움이 될 듯해서 인사담당자에게 e메일로 이력서를 보내서 검토해보라고 한 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이 담당자 역시 "A씨 경력이 항우연의 항공 연구 분야에 실제 도움이 될 것 같아 채용절차를 밟았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이달 17일 이런 내용의 조 전 원장의 설명을 받아들여 23일 과기정통부 측에 정식으로 징계 처분 취소를 요청했다. 이상률 신임 항우연 원장이 취임한 지 이틀만이다. 

  

과기정통부 감사실과 항우연의 해석은 채용 비리 징계 시효에 대해서도 엇갈린다. 이 감사관은 “채용 비리 등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징계 시효가 3년이 아니라 5년으로 무겁다”며 “감사 처분 당시 5년이 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원장은 “항우연의 징계 시효 규정은 2018년 7월 30일 3년에서 5년으로 개정됐다”며 “과기정통부 감사실이 문제로 삼는 특정인의 채용 기간은 2017년 9월 16일부터 2018년 2월 28일까지여서 이미 종결된 사안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과기정통부 감사실의 항우연 전임 원장에 대한 감사는 처음은 아니다. 과기정통부는 조 전 원장에 이어 항우연 원장에 선임된 임철호 전 원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품위유지 위반 및 공공기관 공신력 훼손’ 등을 이유로 해임 권고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항우연 직원들을 포함해 과학기술계가 임 전 원장의 해임 요구를 재고해 달라는 탄원을 내는 등 논란이 일었고, 임 원장은 결국 최종적으로 ‘감봉’ 처분을 받고 퇴임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가 항우연 전임 원장들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와 징계 요구를 이어가면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비롯해 굵직한 우주개발 사업을 주도하는 항우연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올해 1월 1일부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출연연 25개 기관의 감사는 연구회로 일원화됐다. 하지만 기관마다 감사의 임기가 종료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연구회에 감사가 일임되는 시점은 5월 22일부터다. 이 감사관은 “연구회가 출연연의 감사 업무를 일임하더라도 기관장 등 임원의 비위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 감사실이 계속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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