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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과학 선구자 앨런 튜링, 호킹 제치고 영국 50파운드 새 지폐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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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과학 선구자 앨런 튜링, 호킹 제치고 영국 50파운드 새 지폐 주인공

2021.03.26 13:28
잉글랜드은행, 새 50파운드 도안 공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이 25일(현지시간) 앨런 튜링이 새겨진 새 50파운드 지폐를 공개했다. 잉글랜드은행 제공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이 25일(현지시간) 앨런 튜링이 새겨진 새 50파운드 지폐를 공개했다. 잉글랜드은행 제공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이 25일(현지시간)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이 새겨진 새 50파운드(약 7만7900원) 지폐 도안을 공개했다. 지폐 뒷면은 튜링이 죽기 3년 전인 1951년 찍은 그의 초상과 서명, 0과 1의 이진법으로 나타낸 생일 코드, ‘튜링 기계’를 나타내는 수학기호 등이 담겼다.

 
튜링은 튜링 기계와 튜링 테스트 등 컴퓨터 개발에 필요한 기초적인 개념을 만들어 ‘컴퓨터의 아버지’ ‘인공지능(AI)의 아버지’ 등으로 불린다. 


튜링의 오른 어깨 옆으로 물결 모양의 띠 안에는 0과 1로 이뤄진 25자리 숫자 ‘1001000111100000111101111’이 등장하는데, 이는 그의 생일인 1912년 6월 23일을 이진법으로 나타낸 것이다. 컴퓨터가 0과 1을 이용해 이진법 연산을 한다는 점에서 컴퓨터 과학의 발전에 기여한 그의 업적을 표현한 것이다. 


튜링은 스스로 생각하고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튜링 기계를 만들고 싶어했는데, 1936년 발표한 논문이 시초로 꼽힌다. 튜링은 논문에서 기계적인 방식으로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지 수학적으로 입증했고, 이 과정에서 튜링 기계의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새 50파운드 지폐에 인쇄된 ‘qi’ ‘Sj’ 등이 배치된 행렬식은 논문에 등장하는 튜링 기계의 핵심 논리다. 

 

이밖에 튜링의 왼 어깨 아래로 그의 서명이 새겨졌고, 지폐 앞장의 위조방지 홀로그램은 컴퓨터 칩 모양으로 디자인해 튜링의 업적을 기렸다. 

 

잉글랜드은행 제공
영국의 새 50파운드 지폐 뒷면은 앨런 튜링의 초상과 함께 숫자, 수학식 등 그의 업적을 기리는 다양한 요소들로 디자인됐다. 잉글랜드은행 제공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암호해독반에서 독일군 잠수함 부대의 암호체계인 ‘에니그마(Enigma)’를 1시간 만에 해독하는 ‘브리시티 봄베(British Bombe)’를 개발해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튜링의 삶은 불운했다. 전쟁이 끝나자 암호해독 연구는 기밀이 됐고 그는 국가의 감시 대상이 됐다. 1952년에는 동성애 혐의로 기소됐고, 2년 뒤 시안화물 중독으로 죽음을 맞았다. 당시 영국 정부는 그의 죽음을 자살로 결론 냈지만,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주장이 엇갈린다.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는 가디언에 “튜링은 컴퓨터 과학의 선구자이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가혹한 대접을 받았다”며 “새 50파운드 지폐에 그를 새김으로써 그의 업적과 그의 상징을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튜링이 새 50파운드 지폐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건 2019년이었다. 당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정치인이 되기 전에 화학자였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등 쟁쟁한 과학자 후보가 989명이나 올라왔지만 이들을 제치고 최종적으로 튜링이 선정됐다. 


튜링이 새겨진 새 50파운드 지폐는 6월 23일부터 유통된다. 현재 50파운드 지폐에는 증기기관을 발명해 18세기 산업혁명을 이끈 제임스 와트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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