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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실험실에서 탄생한 태아의 씨앗 '배반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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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실험실에서 탄생한 태아의 씨앗 '배반포'

2021.03.27 00:00
국제학술지 ‘네이처’ 25일 표지 기사로 ‘인간 배반포 유사체’ 연구가 선정됐다. 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 25일 표지 기사로 ‘인간 배반포 유사체’ 연구가 선정됐다. 네이처 제공

사람의 생식세포인 난자와 정자가 만나면 수정란이 만들어진다. 수정란은 자궁에 착상하기 전 약 수 백개의 세포로 분열해 공 모양의 세포 덩어리인 '배반포'가 된다. 배반포는 신체를 구성하는 각종 세포로 분화하는 일종의 '씨앗'이므로 실험실에서 배반포를 기를 수 있으면 불임이나 배아나 태아가 사망하는 임신 손실의 원인을 알아내는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5일 서로 다른 두 세포를 이용해 배반포와 유사한 조직을 만든 두 연구를 표지 기사로 선정했다. 

 

우 준 미국 텍사스대 분자생물학과 교수팀은 미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된 ‘인간다능성줄기세포(hPSCs)’를 특수한 환경에서 배양한 후 각 세포를 3차원으로 쌓아올려서 배반포랑 유사한 조직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조직의 형태, 크기, 세포, 구성 등이 실제 사람의 배반포와 유사다는 것을 확인했고 단일 세포 RNA 시퀀싱을 이용해 이 조직을 분석한 결과 RNA 성분도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호세 폴로 호주 모나시대 발달생물학및해부학부 교수팀은 세포의 유전자를 조절하는 재프로그래밍 기술을 이용해 섬유성 결합조직을 이루는 세포인 섬유아세포를 영양막줄기세포로 재프로그래밍했다. 연구팀은 3주가 지나자 이 세포 중 6~18%가 사람의 배반포와 비슷한 조직으로 분화하는 것을 발견했다. 

 

수정란이 형성된 후 5~6일이 지나면 배반포가 만들어지는 동시에 자궁에 착상하게 된다. 배반포의 외벽은 태아가 자랄 때 태아를 보호해주는 태반 성분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배반포에 문제가 생기면 태아에 장애가 생기거나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지 못해 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배반포는 유산이나 임신 손실 등 태아의 발달 초기에 일어나는 현상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사람의 발달 초기 단계를 연구할 때 주로 몇몇 체외수정으로 만들어진 배아를 기증받아 활용했다. 하지만 이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법적으로 14일이 되지 않은 배아만 실험에 이용할 수 있어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만약 배반포를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유산이나 선천적 기형의 원인을 밝힐 수 있다.

 

하지만 두 연구팀이 만든 조직이 사람의 배반포와 완전히 같지는 않고 대량 생산하는 데도 아직 한계가 있다. 자넷 로산트 캐나다 토론토대 분자유전학과 교수는 "사람의 배반포를 구성하는 원시 내배엽이 잘 형성되지 않는 것 같고 다른 세포도 섞여 있다"며 "배반포를 만드는 효율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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