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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페르미랩 실험에서 새 입자 존재 가능성 첫 확인...표준모형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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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페르미랩 실험에서 새 입자 존재 가능성 첫 확인...표준모형 흔들린다

2021.04.08 15:52
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도 참여
페르미랩 제공
‘뮤온 g-2’ 실험이 진행된 미국 페르미국립연구소(페르미랩)의 뮤온 저장링. 페르미랩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첫 실험 결과 발표를 알리며 뮤온 저장링 사진을 첨부했다. 페르미랩 제공

한국 연구진 7명을 포함한 7개국 190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현대물리학의 근간이 되는 표준모형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입자의 존재 가능성을 처음 확인했다. 이 입자의 존재가 확실해지면 2012년 ‘힉스’ 발견으로 완성된 표준모형이 ‘초대칭이론’ 등 차세대 이론에 자리를 내어줘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어서 전 세계 물리학계가 흥분하고 있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미국 페르미국립연구소(페르미랩)에 설치한 지름 15m의 뮤온 저장링 장치를 이용해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킨 뒤 그 속에서 뮤온 입자의 궤적을 추적했다. 뮤온은 전자의 ‘무거운 형제’ 같은 입자로 고에너지 양성자 입자를 충돌시킬 때 생성된다. 수명은 약 2μs(마이크로초·1μs는 100만 분의 1초)로 태어나는 즉시 사라질 만큼 매우 짧다. 


뮤온을 강력한 자기장 속에 놓으면 이동하면서 수평 방향으로 살짝 흔들리는데, 이 값을 표준모형에 따라 이론적으로 계산하면 2보다 약 0.1% 크다. 그래서 이 실험에는 ‘뮤온 g-2’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구진은 2017년부터 매년 한 차례 실험을 진행하면서 g의 이론값이 실험값과 일치하는지 조사했다. 만약 실험값이 이론값과 다르게 나타난다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입자나 힘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첫해 실험 데이터를 분석해 g 값이 ‘2.00233184122’라는 결과를 얻었다. 표준모형으로 계산한 이론값은 ‘2.00233183620’으로 실험값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뮤온이 예상보다 더 빨리, 더 강하게 흔들린다는 뜻이다. 


올해 2월 25일 연구진은 온라인 회의를 열어 이 같은 결과를 논의했고, 실험의 신뢰도가 4.2시그마라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4.2시그마는 통계적으로 우연히 발생했을 가능성이 약 4만 분의 1이라는 뜻이다. 실험에서 신뢰도가 3시그마(99.7%)면 ‘힌트’의 범주에 들어가고, 5시그마(99.99994%) 이상이면 ‘발견’으로 인정된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7일자에 공개됐다. 

 

페르미랩 제공
미국 페르미국립연구소(페르미랩)가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공개한 ‘뮤온 g-2’ 연구진 일부. 이 연구에는 한국을 포함해 7개국 190명이 참여하고 있다. 페르미랩 제공

브린 맥코이 미국 워싱턴대 물리학부 교수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온라인 회의 당시 새로운 발견에 다들 박수 치고 환호했다”고 회상했다. 영국 연구팀을 이끄는 마크 랭커스터 맨체스터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BBC에 “이번 실험 결과는 뮤온의 상호작용이 표준모형에서 예상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이 실험 설계 단계였던 2014년부터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단은 뮤온 저장링 내부의 자기장이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돕는 광학 편광계를 개발해 설치했고, 뮤온의 궤도 진동 오차를 줄이는 연구도 진행했다. 


이명재 연구위원은 “뮤온 입자가 저장링에서 회전하는 동안 자기장 때문에 옆으로도 흔들려 새로운 오차를 만들어낸다”며 “이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정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궤적을 예상하고, 오차를 일일이 평가해 실험 결과의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현재 뮤온 g-2 실험의 2년 차와 3년 차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동시에 네 번째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실험이 예정돼 있다.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장은 “지금까지 분석한 데이터는 뮤온 g-2 실험이 모을 전체 데이터의 6%에 불과하다”며 “첫 실험 결과부터 표준모형과 흥미로운 차이를 보여준 만큼 향후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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