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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러닝화, 여자 마라톤 기록 2분10초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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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러닝화, 여자 마라톤 기록 2분10초 단축

2021.04.22 15:17
‘마법의 신발’인가 ‘기술 도핑’인가
나이키 제공
2017년 엘리우드 킵초게(빨간색 상의)가 나이키의 ‘베이퍼플라이(Vaporfly) 4%’ 공개 행사에서 신발을 신고 달리고 있다. 나이키 제공

2017년 나이키가 처음 선보인 운동화 ‘나이키 베이퍼플라이(Vaporfly) 4%’는 육상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베이퍼플라이를 신은 선수들이 마라톤 대회에서 상위권에 랭크되기 시작했고, 베이퍼플라이는 ‘마법의 운동화’로 불렸다. 


세계육상연맹(WA) 건강과학부 책임자이자 프랑스 툴롱대 인간운동및건강연구소 스테판 베놈 박사는 베이퍼플라이가 실제로 육상대회에 출전한 엘리트 선수들의 달리기 기록을 단축시켰다는 통계 조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스포츠&리빙액트’ 22일자에 발표했다. 


2012~2019년 10km, 하프마라톤, 마라톤 등 3개 종목에 출전한 전 세계 남녀 엘리트 육상선수들의 최고 기록을 분석한 결과 베이퍼플라이를 신은 2017년 이후 기록이 단축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여자 선수에게서 두드러졌다. 가령 베이퍼플라이를 신고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한 선수는 자신의 기록을 2분10초 줄여 1.7%의 기록 단축 효과를 봤다. 기록을 2.3%까지 단축한 선수도 확인됐다. 베놈 박사는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보다 체중이 덜 나가고 이에 따라 신발에서 반발력을 더 많이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이퍼플라이는 이런 성능 때문에 출시 이후 육상계에서 ‘기술 도핑’ 논란을 일으켰다. 케냐의 제프리 캄워러는 2019년 뉴욕마라톤에 베이퍼플라이를 신고 출전해 남자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나이키가 후원하는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엘리우드 킵초게는 2019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맞춤형’ 베이퍼플라이를 신고 1시간59분40초2를 기록했다. 규정을 따르지 않아 세계육상연맹의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마라톤 역사상 최초로 2시간의 벽을 넘은 큰 사건이었다. 2019년 세계 6대 마라톤 대회에서 1~3위를 차지한 남녀 선수 36명 가운데 31명이 베이퍼플라이를 신었다. 


육상계에서는 베이퍼플라이에 적용된 첨단 기술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대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 2월 세계육상연맹은 ‘엘리트 선수의 신발 규정’을 발표하고 신발 밑창 두께는 40mm 이하, 탄소섬유판은 1장만 허용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 조건은 올해 도쿄올림픽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세계육상연맹의 신발 규정을 만족하도록 제작된 베이퍼플라이는 마라톤 대회에서 신어도 된다. 대신 트랙에서 이뤄지는 100m 등 단거리 경주에는 신을 수 없다. 세계육상연맹은 도쿄올림픽 폐막 다음 날인 올해 8월 9일 이후에 출시되는 신발도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먼저 신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그간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진이 ‘스포츠 의학’ 등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베이퍼플라이의 성능 시험에 따르면 베이퍼플라이는 이름처럼 평균 4%의 기록 향상 효과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발 중창에 들어있는 탄소섬유판 등이 에너지 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여 에너지의 80%를 발뒤꿈치에 그대로 전달한다. 

 

베놈 박사는 “이번 조사는 첨단 신발 기술이 남녀 엘리트 육상 선수에게 확실히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신발 사용 규정을 지금처럼 제한적으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금지시킬 것인지는 세계육상연맹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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