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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코로나 시대, 국가대표 팀 닥터 역할 더 커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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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코로나 시대, 국가대표 팀 닥터 역할 더 커졌지요."

2021.04.28 14:00
국가대표 축구팀 주치의 장기모 고려대 의대 교수

 

지난달 25일 일본 요코하마닛산스타디움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일본 대표팀과 친선전을 가졌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달 25일 일본 요코하마닛산스타디움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일본 대표팀과 친선전을 가졌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3월 한국과 일본 축구 대표팀 간 친선경기를 앞두고 손흥민 차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손흥민이 경기 중 회복하는데만 보통 4~6주가 걸리는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로 자가격리를 5일 이상 해야 하는 경우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할 수 있어 처음부터 차출이 까다로웠던 상황에서 악재까지 겹쳤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손흥민의 부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수시로 연락하며 지속적인 물밑 작업을 했다. 10년 만에 열리는 한·일전인만큼 손흥민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그뒤 수 차례 손흥민 측과 협의가 이어졌지만 그의  대표팀 차출은 아쉽게도 끝내 무산됐다.

 

손흥민의 국가대표 출전은 무산됐지만 대표팀은 소집된 다른 선수 관리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이번 A매치에 출전하는 23명의 선수들의 건강 상태를 모두 살펴야 했다. 각각의 소속팀과 연락하며 건강상태와 차출가능 여부 관련 변동사항을 경기 전날까지 끊임없이 확인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선수들의 감염 여부도 검사했다. 지난해 11월 대표팀 내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바가 있어 더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음성확인서를 일본 방역당국에 제출하고, 대표팀 내 모든 인원들에 대한 방역도 철저히 했다. 대표팀 뒤에서 이 모든 업무를 조율하며 이들을 묵묵히 지원하는 것은 바로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의 몫이다.


지난 2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만난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 장기모 고려대 정형외과 교수는 “대표팀 주치의는 선수들 뿐 아니라 코칭 스태프와 행정 직원의 건강부터 선수 개개인 소속팀과의 ‘커뮤니케이션’까지 맡은 전천후 역할을 맡는 등 역할이 바뀌고 있다”며 “예전처럼 명목상 필요하니 의자에 앉아있다가 구색만 맞추고 가는 주치의 시대는 끝났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무릎 관절과 하지 스포츠 외상, 인대재건술 관련 전문가다. 2019년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과 프로야구단 LG트윈스 팀닥터 등을 역임하고 지난 3월 24일 대표팀 전담주치의로 선임됐다. 그는 트레이너 5명과 함께 내년에 열릴 카타르월드컵까지 주치의로 대표팀을 지원하게 된다. 이번 한일전 때도 주치의로 대표팀과 함께 했다.

 

장기모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장기모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대표팀 주치의는 흔히 ‘팀닥터’라고 불리기도 한다. 스포츠팀에서 운동선수의 건강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담당한다. 부상을 예방토록 관리하고, 부상이 발생하면 치료하고, 치료 후 정상적 운동능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을 맡는다.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건강 상태를 총체적으로 관리한다. 대다수 선수의 부상이 관절 쪽과 관련이 많아 보통 정형외과 전문의가 주치의를 맡는다.


스포츠 팀에 전문 주치의를 두는 제도는 스포츠의학이 발달한 유럽에서부터 1990년대 도입됐다.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인체와 운동의 관계를 연구해 선수가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게 돕는 한편 최고의 경기력을 내도록 돕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인 축구로 자연히 접목됐다.


장 교수는 “한국의 경우 2002년 월드컵이 굉장히 큰 변화의 기점이었다”며 “이전에 의무적으로 주치의들이 경기장 벤치에 앉아 있었다면 2002년 월드컵 이후 적극적으로 주치의 개념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현재에는 국내에도 스포츠의학 분야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이 분야 학문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FIFA는 2019년 각 구단이 최소한 1명의 의사와 1명의 물리치료사를 채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일전을 앞두고 훈련 중인 축구 국가대표팀. 축협 제공
한일전을 앞두고 훈련 중인 축구 국가대표팀. 축협 제공

장 교수는 선수들의 건강과 최고의 경기력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장 교수는 “경기 전 선수들은 매우 민감한 상태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회진돌듯 선수들을 상태를 파악하는 건 피해야 한다”며“선수들 개개인의 컨디션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바로바로 해결 할 수 있는 그런 대처 방법들을 미리 생각해야 놔야 한다”며 “예를 들어 훈련 중 부상을 입게 되면 어느 병원을 가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할지 시나리오를 짜놓고 어떤 치료방법을 적용할 지도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치주 질환과 감기와 같은 사소한 질병도 주치의가 처리해야 한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경기는 줄었지만 대표팀 주치의가 해야 할 일은 훨씬 많아졌다. 국가 간 이동이 잦은 대표팀 선수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수시로 확인해 각국 방역당국에 제출하고 현지에서 팀내 방역 상황도 신경써야 한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유럽 원전 친선경기에서 대거 선수들이 감염되는 일이 일어나면서 최근 방역에 많은 신경 쓰는 상황이다. 장 교수는 “다시 같은 사태가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앞으로 큰 대회는 방역을 관리하는 행정안전 쪽 담당 주치의가 1명 더 동행하게 된다”며 “감염을 막기 위해 어떤 것을 사전에 준비해야 하고, 대회 기간에는 어떻게 대응한다는 내용을 담은 프로토콜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선수들의 식단관리도 주치의 몫이다. 장 교수는 “감독마다 식단 관리를 하는 방식과 정도가 다른데 파울루 벤투 감독은 식단관리를 매우 철저히 하는 스타일”이라며 “체지방이 낮아야 효율적으로 게임을 뛸 수 있어 돼지고기는 피하고 소고기와 양고기를 중심으로 에너지 공급을 위한 탄수화물과 다양한 비타민 공급을 위한 채식 중심의 식단을 구성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주치의는 경기가 진행될 때 관객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관객은 축구 경기가 진행되면 공을 따라 눈이 움직이지만 주치의는 공이 아니라 선수들의 걸음걸이나 뛰는 자세를 살핀다.  장 교수는 “코너킥 상황에서 관객들은 대부분 공이 날아가는 방향을 보지만 주치의는 미리 문전을 보고 있다”며 “문전 앞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선수들의 몸싸움을 보고 이상 반응이 감지될 경우, 이를 코칭 스태프에 알리고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빠르게 조치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주치의 역할은 경기가 끝나면 더 바빠진다. 언제든 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상비군이 80~90명에 이르는 데 이들의 부상과 건강 상태들을 모두 파악해야 한다. 장 교수는 “해외에 있는 선수들의 정보도 받아야 하는데 소속팀에서 제때 시간을 맞춰 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사정사정해야 데이터를 주는 일이 빈번해서 해당 선수들의 소속팀과 좋은 관계를 쌓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많은 일을 총괄하는 대표팀 주치의는 아직까지 명예직에 가깝다. 장 교수는 “보수와 대우가 부족하다고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대표팀 주치의는 스포츠 의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는 너무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국가를 위해 뛰는 선수들을 위해 기꺼히 헌신하겠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장 교수는 대표팀 업무를 하면서도 전공인 스포츠 의학 연구들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장 교수는 “선수들이 겪는 각종 슬관절 손상과 만성 질환 같은 외상을 연구한 결과를 보면 일반인도 조기 축구 같은 스포츠를 즐길 때 부상을 극히 조심해야 한다”며 “매번 밤에 운동하다가 갑자기 아침에 운동을 하는 등 바이오 리듬을 깨는 행동은 가급적 삼가고 다가올 여름에 운동할 때는 물보다는 스포츠 음료를 마시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축협 제공
대한축구협회 제공

○ 장기모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2004년 고려대 의대 졸업 

2009년~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2012년 5월 ~ 2013년 2월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임상강사

2013년 3월 ~ 2014년 2월 고려대 의대 정형외과 임상강사

2013년~ 대한슬관절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의학회 정회원·분과 전문의

2014년 3월 ~ 2017년 8월 고려대 의대 임상조교수

2016년~2019년   근로복지공단 의료자문위원

2016년~ 대한슬관절학회 학회지 심사위원  

2017년 9월~ 2018년 2월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조교수

2018년 3월~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부교수,고려대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홍보부학장보

2019년~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회 위원

2020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의료사고감정단 자문위원

2021년3월~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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