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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어쩌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무대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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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어쩌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무대가 됐을까

2021.05.04 17:37
감염력 1.7배 변이 3월부터 급격히 감염자 증가…방역당국·시, 확산 차단 총력
울산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이 학교 1∼4학년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울산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이 학교 1~4학년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인구 112만명이 사는 국내 제조업 수도 울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한달 간 77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는 한달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난해 12월 515명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또 지난해 울산 지역 전체 확진자 수인 716명보다도 많다. 5월 들어서도 4일 만에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울산 남구의 선양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집단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최근 6주간 울산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 60%를 상회한다"며 최근 울산의 이런 확산세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서 기인한 것으로 지목했다.

 

○ 112만명 도시....언제 처음 발견됐나

울산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건 3월 8일로 거슬러올라간다. 부산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1명에게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다. 부산 장례식장의 지표 환자(처음 발견된 환자·안산 1145번)가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되면서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 이 환자에게서도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그뒤 이 환자와 골프장과 직장, 가족모임에서 접촉한 40명이 잇따라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역내 감염으로 확산하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이 사례 외에도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들이 울산에서 더  발견됐다. 같은 11일 3명이 추가로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이들 역시 다른 지역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한 명이 다른 지역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됐고 이를 다른 두 사람에게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 영국 변이 전국 감소 불구 울산서만 증가...변이 집단감염도 

울산 지역의 변이 바이러스 확산의 심각성은 통계적으로도 나타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29일 펴낸 ‘주간 건강과 질병’에 따르면 영국 변이 바이러스(501Y.V1)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14건이 처음 확인된 이후 1월 51건, 2월 122건, 3월 93건 확인됐다. 영국 유래 변이 바이러스 전체 사례 280건 중 164건이 해외 유입 단계에서 국내에서 확인된 사례는 116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적으로 2월까지 증가하다가 3월에 약간 감소했다. 

 

하지만 전국적 양상과 달리 울산에서는 시간을 거치며 점점 영국 변이 바이러스 발견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3월 한달 간 울산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 관련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견됐다. 울산에서 75명이 발생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도 55명, 경남 11명, 서울 9명, 부산 2명, 대구 1명으로 확인됐다. 2월 이후 울산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 관련 집단감염 사례와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7일까지 국내 집단발병 사례 중 변이 감염이 확인된 경우는 총 38건,  이 가운데 영국 변이 감염 사례가 36건을 차지한다. 이 36건 가운데 울산 지역 사례가 최소 7건으로 전체 5분의 1을 차지한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4일 브리핑에서 "울산은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률이 높은 편"이라며 "전장 유전체를 검사한 사람들 중에서 60%가 변이 감염이고, 정확한 수치는 파악해봐야 되겠지만 거의 절대다수가 영국 변이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1~2주 만에 형성된 것은 아니고 그간 3월 중순 이후부터 지역사회의 추적관리가 일부 누락된 사람들을 통해 추가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들이 울산에 누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감염력 1.7배...우세종되면 확산세 커진다는 의미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촬영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모습. 표면에 있는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생기면 감염력이 높아지거나 항체에 대한 면역 회피 능력이 생길 수 있다.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제공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촬영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모습. 표면에 있는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생기면 감염력이 높아지거나 항체에 대한 면역 회피 능력이 생길 수 있다.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제공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발생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이다. 이곳에 생긴 변이는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기존의 1.7배 정도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지배적이며 감염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를 밀어내고 우세종이 되면 곧 확산세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 영국에서는 백신 접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불구 하루 1000~2000명의 확진자가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도 이를 공식적으로 의식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29일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력을 1.7배 높인다고 알려져 어느 정도 울산 지역의 (유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달 2일 울산 지역에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도 내놨다.

 

방역당국은 기존보다 감염력이 높은 이 변이가 울산에서 '우세종'이 되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영국 변이는 지난해 12월과 1월 울산을 포함한 경북 지역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2월 들어 5건으로 늘더니 3월엔 10건이 발견됐다. 지난 3월 주요 변이 바이러스 집단 사례는 총 19건이었는데, 이 중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관련된 사례가 17건으로 전체의 89.5%를 차지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 우세종 바뀌면 방역 방식 백신 전략 바꿔야

지역에서 우세종이 바뀌면 방역정책과 백신접종 계획을 모두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감염력이 높고 치명률은 낮은 경우 전체 집단에 대한 백신 접종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 감염을 늦추는 전략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감염력이 낮고 치명률이 높다면 고위험군에게 백신 접종을 서둘러 이들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 될 수 있다. 현재 울산 지역에서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5만8988명으로 전체 울산인구 112만8000명의 5.2%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우세종은 학문적으로는 가장 많은 비율을 점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방역당국이 사용하는 개념은 다를 수 있다"며 “딱 몇 퍼센트로 정해진 기준은 아니고 관리의 용이성과 방역의 필요성을 더해 전문가들이 관리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변이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특성 분석을 통해 환자 관리와 확산 방지 근거 기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높아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으로 방역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전파력이 올라간다는 것은 똑같은 거리두기를 하거나 같은 전파 위험 행위를 했을 때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다시 울산에서 다른 지역으로 변이가 확산하지 않도록 면밀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울산 지역의 변이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울산에 질병관리청 소속 중앙역학조사관 8명을 파견해 방역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울산시도 보건소 기초 역학조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변이 바이러스 대응 요령을 숙지시키는 교육을 별도로 진행했다. 


울산시는 이달 3일부터 14일까지 임시 선별검사소도 현재 3곳에서 10곳으로 확대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3일 0시부터 16일 밤 12시까지 2주간 연장하고 감염위험도가 높은 유흥시설, 식당·카페, 목욕장업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까지로 제한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2일 "울산을 포함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 많이 나타나는 지역은 별도의 차단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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