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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치인트] 유정(박해진 역)의 정체를 둘러싼 심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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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치인트] 유정(박해진 역)의 정체를 둘러싼 심리 게임

2016.01.11 22:00
치즈인더트랩에 숨은 코드 ‘공감’
tvN 제공
tvN 제공

 

 

tvN에서 새롭게 시작한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줄여서 ‘치인트’라고도 불립니다)’이 아주 ‘핫’합니다. 네이버 웹툰으로 2010년부터 장기 연재 중인 이 작품은 제목부터 특이합니다. ‘덫 안에 놓인 치즈’라는 뜻으로 뭔가 사람을 매혹시키면서도 위험한 느낌을 풍기죠. 캠퍼스를 배경으로 선남선녀가 등장하지만 풋풋한 사랑이야기로만 흐르지 않고 묘한 긴장감을 주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 ‘유정(박해진 역)’의 숨겨진 정체가 치인트를 심리 스릴러로 이끌고 가는데요. 웹툰과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 유정의 독특한 성격을 과학적으로 한번 분석해보겠습니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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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을 못하는 치명적인 결함


치인트의 유정은 부유한 집안에 잘생긴 외모, 남부럽지 않은 학벌,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멀쩡한 남자입니다. 완벽한 스펙을 지녔으며 자기 관리에도 빈틈이 없죠.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격적 결함을 결코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않죠. 매력적인 외모와 뛰어난 머리로 상황에 대처하고 때로는 사람들을 조종해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가는 영악한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왠지 모를 미스테리한 구석과 어둠의 아우라가 풍기는데요. 보기 보다 예민한 홍설에게 어느날 자신의 본성을 들켜버립니다. 자신에게 들이대는 후배에게 일부러 술을 쏟고, 과대표의 비리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 의심을 받습니다. 홍설은 그런 모습을 보며 이중인격자로 의심을 하죠. 때로는 자신의 이익과 맞물리는 상황에서 가차없이 새어나오는 그의 차가운 내면에서 소시오패스의 섬뜩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유정의 정체를 두고 여러가지 의문이 드는 이유는 그가 선천적으로 ‘공감’을 하지 못하는 성격의 결함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의 이러한 성격은 인간사회에서 얼마나 치명적인 걸까요?
 
●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사회적 뇌’


‘공감(empathy)’이란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경험과 감정을 나누고 느낄 수 있는 뇌의 작용입니다. 미국 하버드대 매튜 D. 리버먼 생물행동과학과 교수의 저서 ‘사회적 뇌’에 따르면 우리의 뇌 중 많은 부분이 다른 사람을 위한 공감능력에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1990년대 중반 이탈리아 파르마대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일찍이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는데요.


다른 원숭이가 바나나를 잡는 행동을 지켜본 원숭이들이 자신이 잡았을 때와 비슷한 부분의 뇌 영역이 활성화됐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바늘에 손가락이 찔리는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실제 바늘로 찔리는 통증을 경험하는 것과 비슷한 부분의 뇌 영역이 활성화됐습니다.

 

이는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라고 불리는 신경조직 때문입니다. 거울 뉴런의 작용으로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꼭 자신이 경험하는 것같이 뇌가 반응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죠.
 
● 유정은 과연 소시오패스일까?


공감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자신이 경험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감정에 푹 빠져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 아닌 상대방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설령 관심이 있어도 정확히 알아채지 못하는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쳐서 타인이 극심한 고통을 겪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면,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를 의심합니다. 치인트의 유정 역시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데요.


이런 질환은 판단을 하거나 감정을 조절하는 뇌 전전두엽 기능이 떨어진 데 원인이 있습니다. 그 결과 나타나는 특성은 한 마디로 ‘공감 제로(zero)’입니다. 자신의 이익만이 중요하고, 극단적으로는 살아있는 다른 존재를 생명체가 아닌 그저 단순한 물건으로 취급해 버려서 극악무도한 행위도 저지릅니다. 


자폐증의 경우에도 흔히 공감 능력이 결여돼 있다고 말합니다. 나와 너에 대한 자아 경계가 확실한 사람만이 공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정신분열증의 경우에도 자아 경계가 붕괴돼 있어 내가 아닌 것까지 나라고 정의하기도 하고, 나를 내가 아닌 것으로 여기기도 하여 공감을 할 수 없습니다.
 
● 공감능력을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


그렇다면 공감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공감은 인식과 반응이라는 주요한 두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공감능력이 제대로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기분과 생각을 파악하고, 적절한 감정으로 대응하는 능력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죠.


사람들의 공감능력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연구 사례가 있는데요. 먼저 상대방의 마음을 잘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은유적 표현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내 마음은 호수요”라는 말은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게 아니라 단어에 담긴 속뜻, 즉 타인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추위에 몸을 덜덜 떠는 사람을 보면 주변 공기가 왠지 더 쌀쌀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공감을 하기 때문입니다. 영국 서섹스 의과대학 연구팀의 실험에서는 실제로 다른 사람이 추워하는 모습만 봐도 실험참가자의 체온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옆 사람이 하품할 때 왠지 따라서 하품이 나는 현상도 심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하품에 대한 민감도가 공감도의 기준이 되는데요. 극단적으로 사이코패스나 자폐증 환자는 마주앉은 사람이 계속 하품을 하더라도 무반응이죠. 이와 별개로 무기력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는 공감을 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 참고자료

http://www.dongascience.com/sctech/view/781/special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5653139/bef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3199335/You-psychopath-don-t-yawn-study-found.html
http://psychcentral.com/news/2015/03/13/metaphors-help-us-understand-others-thoughts-and-feelings/82281.html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다. 세간의 이슈들과 과학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재미와 보람을 느끼며 글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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